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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각종 장비+캠프 장소' 일본 불매 운동, 야구단도 큰영향

나유리 기자

입력 2019-07-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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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장비+캠프 장소' 일본 불매 운동, 야구단도 큰영향
국제 대회 공인구로 자주 쓰이는 일본 미즈노사 야구공.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따른 국민적 '반일 감정'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프로야구 분위기는 어떨까.



최근 국내 최대 화두는 악화일로인 한일관계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성난 민심이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기업들은 불매 운동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일본여행도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야구는 그동안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일본프로야구(NPB)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한국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일본야구와 일정부분 교류를 했다. 일본산 제품도 많이 쓰고 있다.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야구 장비들이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방망이나 공, 스파이크, 글러브 등 일본 기업 제품들이 많다. 특히 프로 선수들은 감각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투수들은 많은 돈을 들여 일본산 맞춤 글러브를 제작 의뢰하고, 현지 장인들이 직접 글러브를 길들여 주기도 한다. 방망이도 마찬가지다. 미국 기업 제품을 쓰는 선수들도 많지만 일본 제품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구단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쓰는 전지훈련 역시 가장 선호하는 장소는 일본이다. 모든 구단이 시즌전 스프링캠프, 시즌 후 마무리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유망주 위주로 꾸려지는 교육리그도 일본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가까워서 이동 거리에 대한 부담이 적고, 최대한 한식과 비슷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데다 경기장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대부분 대도시가 아닌 오키나와, 가고시마, 미야자키 등 지방 도시에 머물다 보니 한국 야구단이 한번 다녀가면 그 지역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구단의 1년 지출에 있어서도 전지 훈련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대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야구 용품은 구단이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급하는 것도 있지만, 선수 개개인이 직접 주문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미국 제품들도 있고, 국내 제품들도 질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브랜드마다, 상품 라인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다. 완벽한 대체품을 찾아내기 힘들다. 또 감각에 민감한 선수들은 손에 익은 장비들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다. 당장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에 조심스럽다.

캠프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팀이 몰리는 일본 오키나와도 갈수록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고, 다른 일본 소도시들도 예전보다 추워지면서 대체 장소 얘기가 꾸준히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일본 대신 대만을 택했고, 다른 구단들도 대만과 필리핀 등 대체할 수 있는 장소들을 살폈다. 경비 절감도 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더 따뜻한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설이었다. 2군 선수단 훈련지로는 나쁘지 않아도, 1군 선수들이 쓰기에는 대부분 협소했다.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1군 훈련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 또 인근에 캠프를 차린 팀이 없으면 연습 경기 일정을 잡기도 어렵다.

환경이나 기후를 놓고 보면 미국 서부가 최고다. 여러 구단들이 미국행을 원하지만, 메이저리그 팀들이 최근 애리조나 지역으로 많이 몰리고 있어 한국팀들은 빌려 쓰던 구장에서도 쫓겨나는 상황이다. 또 작년부터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늦어지면서 메이저리그 캠프 일정과 상당 부분 겹쳐 대여는 더욱 힘들어졌다. KT 위즈나 NC 다이노스처럼 전용 구장을 확보하는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미국도 대체지가 되지 못한다. 대부분이 일본을 택하는 이유다.

야구단도 최근 반일 감정과 관련한 이슈를 잘 알고 있어,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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