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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부진한 터너에게 조언할 때를 기다린 서재응 코치 한 마디 "'옛날 야구' 버려"

김진회 기자

입력 2019-07-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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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터너에게 조언할 때를 기다린 서재응 코치 한 마디 "'옛날 야구'…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두고보십쇼. 터너는 후반기에 더 좋아질 겁니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28)에 대한 서재응 투수 코치의 믿음은 강했다.

올 시즌 터너는 공인구 반발력 조정으로 '타고투저'에서'투고타저'로 전환된 트렌드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1인이다. 전반기 20경기에 선발등판, 4승9패 평균자책점 5.16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111⅔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능력은 입증했다. 다만 피안타율이 2할7푼1리에 달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49로 최소 18경기에서 20경기까지 소화한 25명의 선발투수들 중 21위로 처져있다.

그렇다면 서 코치는 터너의 어떤 면을 보고 후반기 대반전을 예고한 걸까.

우선 서 코치는 터너와 소통할 '때'를 기다렸다. 5월 17일부터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된 뒤 서 코치가 메인 투수 코치로 승격됐다고 해서 가뜩이나 예민한 터너에게 곧바로 접근해 많은 것을 주문할 수 없었다. 때문에 터너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졌다. 다행히 터너는 5월 17일부터 29일까지 세 차례 선발등판해 3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섬광과 같았다. 6월 5차례, 7월 3차례 등판에선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4패만 기록했다. 자책점 4점 이상을 준 경기가 무려 6경기나 됐다. 그러자 서 코치가 터너에게 다가갔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 이후였다. 서 코치는 "터너는 150km의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볼 카운트도 항상 유리하게 가져간다. 문제는 변화구 높이다. 너무 낮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 자꾸 땅으로 패대기 쳐지는 공이 많아졌다. 그래서 터너에게 '변화구를 패대기 치면 어떤 타자들이 속겠느냐. 그건 옛날 야구다. 변화구 높이가 처음부터 낮으면 요즘 타자들이 절대 방망이를 내지 않는다. 변화구 높이를 높게 가져가보라'고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터너는 폭투 13개로 장시환(롯데)과 함께 불명예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다섯 차례 폭투로 주자가 편안하게 득점권까지 진루할 수 있게 도와줬다. 득점권 상황에서도 7차례 폭투가 나왔다. 볼 카운트별로 살펴보면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으면 폭투가 잘 나오지 않는다. 풀카운트에서 두 차례 정도였다. 그러나 1-1과 3-1 상황에서 볼 배합을 변화구로 가져갔을 때 폭투가 나란히 세 차례씩 나왔다. 아웃카운트별로 살펴보면 2아웃 이후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기 위해 땅으로 떨어뜨리는 변화구를 던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폭투도 다섯 차례로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터너는 서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효과를 봤다.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 했다. 그리고 전반기 마지막 선발등판이었던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5⅓이닝 동안 5실점(4자책) 했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서 코치의 판단이다.

사실 "포인트를 잡을 때까지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잠깐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던 박흥식 감독대행의 의견에 서 코치는 반대 의견을 냈다. 서 코치는 "터너는 선발형 투수다. 불펜투수로 전환된다고 해서 더 좋아질 여지는 없다고 보여져 감독님께 선발 유지에 대한 의견을 폈다. 결국 변화구 높이만 올라가면 터너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둡기만 했던 긴 터널을 빠져나오기 직전에 있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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