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는 올 시즌 한 차례도 빠짐 없이 4번 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그러나 기록은 4번 타자답지 못했다. 타격부진이 극심했다. 멀티히트 경기를 꽤 하면서도 무안타 경기도 많았다. 타율이 1할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2할을 넘기지 못했다. 자신도 제대로 콘택트가 되지 않는 이유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모두가 의아했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3푼9리 179안타 25홈런 103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형우가 감을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 "타격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나지완과 최형우가 다른 점이 뭐냐"는 팬 비난을 감수하면서 고집스럽게 최형우를 4번에 배치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롯데 고효준을 상대한 최형우는 1-2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몸쪽 높게 날아든 슬라이더(136㎞)를 걷어 올려 대형홈런을 때려냈다. 지난달 28일 한화전 이후 20일 만에 때려낸 시즌 2호 홈런. 타구속도가 169.2㎞까지 측정됐을 만큼 제대로 체중을 실어 만들어낸 홈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