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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비하인드]'단짝'된 롯데 민병헌-아수아헤, 이들이 그리는 '큰그림'은?

박상경 기자

입력 2019-02-21 10:00

'단짝'된 롯데 민병헌-아수아헤, 이들이 그리는 '큰그림'은?
◇롯데 외국인 내야수 아수아헤가 17일 대만 가오슝의 칭푸구장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민병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오슝(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새 외국인 선수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넉살좋게 새 동료들에게 다가가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음식-문화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끝내 적응하지 못해 떠나는 선수들도 부지기수. 고민 끝에 적잖은 금액을 투자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이들을 데려온 구단 입장에선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28)는 시즌 개막 전부터 이미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대만 가오슝에서 아수아헤는 스스럼 없이 동료 야수들과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세 시즌 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경력을 쌓아온 선수인 만큼 KBO리그, 롯데의 분위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아수아헤는 이런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녹아들면서 롯데 관계자 및 양상문 감독, 코칭스태프를 미소 짓게 하고 있다.

가오슝 캠프에서 아수아헤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수는 중견수 민병헌(32)이다. 민병헌 역시 '친화력'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쾌활한 성격을 갖춘 선수. 하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면 단순히 쾌활한 성격에서 공통분모를 찾은 것 같진 않다. 훈련장에서 진중한 표정 속에 손발짓을 동원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이다.

민병헌은 "아수아헤가 남미 출신 아닌가. 아무래도 쾌활한 분위기 속에 성장해서 그런지 금새 팀 분위기에 적응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출신이기는 하지만, 팀에 합류한 뒤 적극적으로 배우려 하더라. 훈련 역시 충실하게 소화하려는게 보인다"고 칭찬했다.

아무리 성격 좋은 민병헌이지만 스프링캠프는 적자생존의 장이다. 롯데는 20일 푸방 가디언즈(대만)전을 시작으로 실전 검증을 시작했다. 지난 3주간의 훈련 결과를 실전에서 증명해야 하는 선수들이 자칫 예민해질 수도 있는 시기다. 이럼에도 민병헌-아수아헤의 '밀월관계'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민병헌은 "수비에서 내-외야수가 어떻게 합을 맞추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중견수인) 내 송구를 가장 많이 받을 내야수는 위치상 아수아헤"라면서 "아수아헤가 그저 외야에서 넘어오는 공을 받는데 그치지 않고 주자를 묶거나 실제 아웃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을 그리며 대처한다면 나 뿐만 아니라 팀 전체 수비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산 베어스의 수비가 KBO리그 최강으로 거듭난 것은 내외야 가릴 것 없이 서로 소통하면서 만든 결과물"이라면서 "우리 팀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수비를 만들어간다면, 얼마든지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프랭캠프는 선수들이 시즌에 돌입할 몸을 만드는 시기이자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이기도 하다. 소통의 힘을 앞세워 '큰그림'을 그리고 있는 민병헌-아수아헤는 이런 목표를 확실하게 이뤄가고 있다.

가오슝(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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