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날 양현종은 체면을 살짝 구겼다. 호투했지만, 단 하나의 실투가 뼈아팠다. 1회초 2사 3루에서 대만 4번 린지아요우에게 직구를 던지다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실투였다. 이후 정신을 번쩍 차린 양현종은 6회까지 2개의 안타만 더 허용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따라 한국 타자들이 침묵했다. 김재환의 솔로 홈런 이외에는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양현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되는 불명예를 떠안아야 했다. 호투하고도 지는 일. 프로에서도 흔히 겪었던 상황. 하지만 단기전이기에, 또 이 패배가 향후 결승행에 데미지를 남길 수 있기에 아쉬움이 컸다.
결국 양현종은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퍼펙트 피칭을 했다. 볼넷도 안타도 없었다. 일본 타자들은 양현종의 완급 조절, 제구, 강력한 속구를 제대로 치지 못했다. 그렇다. 이게 바로 '진짜 양현종의 투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