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팀 타율 9위' 한화의 정근우 좌익수 기용, 과연 현실적인가

나유리 기자

입력 2018-07-20 08:37

수정 2018-07-20 08:56

'팀 타율 9위' 한화의 정근우 좌익수 기용, 과연 현실적인가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2루 한화 좌익수 정근우가 kt 유한준의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7.19/

지난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바로 '좌익수 정근우'다.



한화의 베테랑 정근우는 전 소속팀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한 명실상부 리그 대표 2루수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만 총 3차례(2006,2009,2013) 수상했다. 아마추어시절부터 꾸준히 2루수로 뛰었던 그다.

그런 정근우가 좌익수로 도전했다. 물론 이전에도 외야수로 나서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몇차례 출전 경험이 있었다. 대부분 김성근 전 감독 시절이었다. SK 소속 당시 몇번 외야수로 나섰지만, 경기 도중 야수 소진으로 인한 교체 등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한화 이적 이후인 2015년과 2016년 외야수로 잠깐씩 뛰었던 것이 경험의 전부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를 좌익수로 과감히 기용했다.

한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경험이 있고, 외야에서 내야로 오는 것은 힘들어도 내야에서 외야로 옮긴 경우는 많다. 또 발이 빠르고,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정근우는 'BQ'가 좋은 선수로 그동안 프로 무대에서 많은 활약을 보여줬다. 과거 이종범처럼 내야에서 외야수로의 성공적인 전향을 한 사례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정근우는 19일 KT전에서 선발 좌익수로 출전해 '좌충우돌' 했다. 1회 유한준의 타구를 슬라이딩 하다 놓쳤고 공이 뒤로 흘렀다. 그러나 재빠른 판단으로 보살을 시도해 홈에서 주자를 잡아내는 만회 플레이를 했다. 2회에도 낙구 지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해 아웃카운트가 될 수 있는 타구를 2루타로 내줬고, 해당 이닝에서 한화는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4회에도 또 하나의 보살을 했지만, 여러모로 외야 수비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타격에서는 안타 2개와 1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팀이 7대8로 접전 끝에 패한 것도 정근우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용덕 감독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강경학 등 팀내 젊은 내야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동시에 타선 강화를 위해서다. 한화는 현재 팀 성적 2위를 기록 중이지만, 팀 타율은 2할7푼5리로 전체 9위다. 정근우가 타자로서 가지고 있는 뚜렷한 장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모한 도전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KT전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면 결정을 내리기가 결코 쉽지 않다. 정근우의 좌익수 도전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