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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포 거든 린드블럼, 우천중단도 그를 막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18-06-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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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포 거든 린드블럼, 우천중단도 그를 막지 못했다
30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KIA에 9대 0으로 앞서 있는 4회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폭우에 경기가 중단 됐다. 대형 방수포가 설치되고 있는 잠실구장.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6.30/

9-0으로 앞선 두산 베어스의 4회초 수비.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은 선두타자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최형우와 상대하고 있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를 준비 중, 심판진은 갑자기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3회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굵어져 폭우로 변해 경기 진행이 더이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은 다소 아쉬운 표정으로 한동안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라운드 관리자들이 나가 내야에 방수포를 깔기 시작했다. 1,2,3루 내야에 이어 홈플레이트 지역에도 방수포가 깔리는 순간, 1루측 두산 덕아웃에서 선수 한 명이 뛰쳐 나가더니 관리 요원들의 일을 거든 것이었다. 그는 린드블럼이었다. 방수포 작업에 선수가 직접 나서는 건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빗방울이 그라운드를 적시기 전 얼른 방수포를 덮어 경기 재개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었을 터. 린드블럼으로선 9-0으로 앞선 상황에서 폭우가 참으로 원망스러웠던 모양이다.

오후 6시15분에 중단된 경기는 비가 그치고 그라운드 정비 시간을 거쳐 7시19분에 재개됐다. 린드블럼은 1시간 4분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린드블럼은 경기 중단없이 계속 피칭을 하고 있던 양, 최형우를 135㎞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김주찬마저 130㎞ 포크볼로 삼진으로 잠재우며 이닝을 마쳤다.

앞서 1,2회를 각각 삼자범퇴로 막은 린드블럼은 3회 안타 2개를 맞고 1사 1,2루에 몰렸지만, 로저 버나디나를 삼진, 박준태를 유격수 직선아웃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4회 우천 중단 후에도 그의 구위는 거뜬했다. 4회말 오재원의 투런홈런으로 11-0으로 더 도망간 5회초 린드블럼은 4타자를 맞아 10개의 공으로 1안타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다. 6회에는 11개의 공으로 KIA 1~3번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두산은 12-0으로 크게 앞선 7회초 린드블럼을 내리고 좌완 이현호를 기용했다. 우천 중단으로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을 린드블럼을 큰 점수차에서 계속 끌고 갈 이유는 없었다. 린드블럼은 6이닝 동안 4사구없이 안타 3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10승 요건을 갖췄다. 투구수는 76개, 삼진은 6개를 추가했다. 평균자책점은 2.94에서 2.78로 낮췄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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