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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방정부 셧다운, 강정호에게 불똥튀나

이원만 기자

입력 2018-01-21 06:57

수정 2018-01-21 14:49

미연방정부 셧다운, 강정호에게 불똥튀나


운명의 실타래가 자꾸 꼬이는 걸까. 미국 취업 비자를 받기 위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새로운 시도가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원래부터도 쉽지 않은 시도였는데, 돌발 악재로 인해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돌발 악재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20일 자정(현지시각)을 기해 '셧다운'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 관련 정책을 놓고 벌인 여당(공화당)과 야당(민주당)의 팽팽한 대립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앗다. 이로써 미 연방정부는 국방과 치안 교통 보건 등 자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공무를 제외한, '불요불급'한 공공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일단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강정호에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게 핵심이다. 강정호가 취업 비자를 다시 받는데 있어 분명히 좋은 징조는 아니다.

강정호는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에 재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니카공화국 현지의 미국 대사관을 통해 취업비자를 재신청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미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취업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바 있다. 2016년 12월에 낸 음주운전 사고로 지난해 3월에 열린 재판에서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재판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은 강정호에게 취업 비자를 내주지 않았고, 강정호은 발이 묶여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강정호와 그의 에이전트 측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꾸준히 비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초기에는 피츠버그 구단도 현지에서 함께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이제는 피츠버그 구단도 손을 놓다시피 했다. 결국 강정호는 다른 나라의 미국 대사관을 통해 우회 신청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선 이런 방법을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은 지난 19일(현지시각) '강정호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비자 발급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승인받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보도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결정되기 전에 나온 것이다. 이미 비관적 관측이 대세였는데,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이슈가 추가되면서 이런 회의론이 한층 더 힘을 얻게 됐다. 물론, '셧다운'으로 인해 비자 발급 업무 자체가 중단되는 건 아니다. 미 국무부는 셧다운 돌입 후 즉각 관련 부서 홈페이지에 '국내(미국)와 해외 공관에서 예정돼 있는 비자 및 여권 관련 업무는 계속될 것'이라는 긴급공지를 올렸다.

따라서 강정호가 비자 발급을 신청하는 것 자체는 문제 없다. 설령 셧다운이 주말을 넘겨 주중까지 이어지더라도 강정호 측이 미리 발급 신청을 예약해놨다면 일정대로 진행하면 된다. 그러나 신청이 승인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부터 이민 및 취업관련 비자의 발급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더불어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의 핵심 원인 또한 이민 관련 정책과 깊이 관련 돼 있다. 때문에 비자 심사기준이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강정호에게는 또 다른 불똥이 튄 것이나 다름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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