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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플래툰 연쇄 격파 이대호, 도전의 아이콘

노주환 기자

입력 2016-05-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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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플래툰 연쇄 격파 이대호, 도전의 아이콘
ⓒAFPBBNews = News1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34)의 2016년 출발은 불안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닌 스플릿 계약에 사인했다. 그는 3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보였다. 몸이 커 1루 수비가 약할 거라는 선입견을 깨트려버렸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까지 보여주었다. 이대호는 스플릿 계약자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경쟁을 뚫고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들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대호의 앞에는 '플래툰' 시스템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애틀 구단에서 생각하는 주전 1루수는 좌타자 애덤 린드였다.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일 경우만 린드를 대신해서 이대호에게 선발 기회가 돌아갔다. 린드가 우완 상대로 고전하고 있어도, 박병호가 연타석 홈런을 때린 다음 경기에서도 좀처럼 플래툰 기용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우완 투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시애틀 스캇 서비스 감독의 용병술도 바뀌기 시작했다.

▶이대호, 스플릿에 이어 플래툰까지 넘는다

이대호(34)가 시즌 7호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수비에서도 매끄럽게 병살 플레이를 연결했다. 시애틀도 승리했다.

이대호는 31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3출루 3타점을 기록했다. 팀 승리에 크게 일조했고, 시즌 타율은 2할6푼7리로 올라갔다.

이대호는 2회 첫 타석에선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앤드류 캐시너의 투심 패스트볼(95마일)에 약간 밀렸다. 5회 두번째 타석에선 야수 선택으로 출루했다. 무사 주자 1,2루에서 캐시너의 초구(94마일 투심)를 쳤지만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굴러갔다. 그러나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유격수의 1루 송구가 부정확해 이대호가 1루에서 세이프됐다.

이대호는 6회 수비에서 매끄럽게 병살 플레이를 연결했다. 멜빈 업튼 주니어의 1루 강습 타구를 잡아 유격수(숀 오말리)에게 연결했고 다시 이대호가 받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이대호는 4-2로 앞선 7회 세번째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했다. 캐시너의 투심(93)을 정확하게 쳤다. 그리고 6-2로 앞선 8회 1사 주자 1,3루에서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3점 홈런을 쳤다. 샌디에이고 구원 우완 브랜든 마우어의 가운데 몰린 포심 패스트볼(97마일)을 끌어당겼다. 지난 21일 신시내티전 이후 7경기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대호, 우완 상대로 더 강하다

이대호는 이번 시즌 친 7홈런 중 4개를 우완 상대로 쳤다. 또 우완 상대 타율이 2할9푼으로 높다. 좌완 상대로는 2할5푼. 이대호는 1루 수비를 겸할 때 6홈런을 쳤다. 이대호의 시즌 출루율은 3할4리, 장타율은 5할4푼7리다.

이대호는 5월에만 5홈런 13타점을 올렸다. 출전 기회가 제한적으로 적었던 4월엔 2홈런 3타점에 그쳤다. 결국 이대호에게 더많은 기회를 주면 팀에 도움이 된다는 게 5월 성적으로 서서히 입증되고 있다.

서비스 감독은 이날 이대호에게 1루 수비를 맡겼고,린드를 6번 지명 타자로 썼다. 린드는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 시즌 타율은 2할5푼4리이고, 출루율은 2할8푼5리, 장타율은 4할이다. 기록면에서 이대호에 밀린다.

시애틀은 이날 경기 초반 끌려갔다. 샌디에이고는 2회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1-0으로 리드한 6회 브렛 월러스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시애틀은 6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세스 스미스와 넬슨 크루즈의 타점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카일 시거의 결승 투런 홈런(9호)으로 역전했다. 8회에도 5타점을 추가했다. 애덤 린드의 적시타(2점)에 이어 이대호가 스리런포를 날렸다. 시애틀이 9대3으로 승리했다. 시애틀은 3연패를 끊었고, 샌디에이고는 3연패에 빠졌다.

시애틀 선발 네이선 칸은 6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5승. 샌디에이고 선발 앤드류 캐시너는 6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서비스 감독 "이대호, 어메이징"

이대호의 홈런에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던 서비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놀랍다(어매이징). (리는) 매경기 뭔가를 보여준다"면서 이대호의 맹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이번 시즌 우완 투수 상대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대호의 임팩트가 강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시애틀이 이대호와 카일 시거의 홈런포 그리고 칸스의 호투로 3연패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에서 온 34세의 루키 이대호가 8회 스리런포로 5득점의 하이라이트를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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