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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kt 임세업 매니저 스토리

노주환 기자

입력 2016-05-16 16:13

수정 2016-05-17 07:45

kt 임세업 매니저 스토리
사진제공=무로이 마사

지난 13일 일본야구기구(NPB)는 2015년 팀에서 방출되거나 현역을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 127명의 진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87명(69%)이 야구 관련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반면 일반 기업에 입사한 전직 선수는 24명(19%)이었다.



야구를 했던 사람이라면 선수를 그만둔 후 야구계에서 일하고 싶은 희망이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일본에 비해 야구 선수가 일반 사회에서 일자리를 찾는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현실에서 방출 후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로 뛰다가 다시 KBO리그에 복귀해 은퇴하고 구단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kt 위즈 운영팀 임세업 매니저(33)다.

임 매니저는 서울고 졸업후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외야수로 입단, 2005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삼성에서 훈련 보조 스태프로 일했지만 선수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는 2007년부터 일본의 독립리그인 시코쿠아일랜드리그 가가와, 후쿠오카에서 2년간 중장거리 타자로 활약했다.

임 매니저는 2009년 KIA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다시 KBO리그에 복귀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후 경찰청 야구단과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연장해 30세가 된 2013년에 처음 1군 무대를 경험했다. 임 매니저로 그해 선수 은퇴했고, 2014년부터 kt 구단 운영팀에서 일하고 있다.

임 매니저의 일은 아주 다양하다. 그는 "전력분석 자료를 작성하고, 경기 중에는 덕아웃 탁자에서 기록지를 쓰고 동시에 선수고과를 체크한다. 또 홈경기 때는 선수의 훈련 보조로 배팅볼을 던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것이 지금 매니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해외에서 살면서 힘든 것도 있었는데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것을 배웠다."

임 매니저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을 때 팀 동료로 같은 방을 썼던 고바야시 료칸(전 고양 원더스 투수)은 임 매니저의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매일 밤 9시쯤이 되면 주차장에서 1시간 동안 혼자 배팅 연습을 열심히 했다. 야구로 밥먹고 살고 싶다는 의지가 크고 아주 진지한 자세로 살았다."

임 매니저는 일본생활을 통해 "어떤 것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일본에서 얻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목표를 향한 포기하지 않은 태도는 그에게 인생의 재산이 됐다.

그는 "나는 선수가 아니지만 경기 중에 덕아웃에서 선수들과 같이 싸우고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임 매니저는 KBO리그 5경기에 출전, 7타수 2안타 1타점,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다. 지금은 선수들이 홈런을 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그것이 그의 선수 은퇴 후 직업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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