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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11월 한-일전 제안받고 사실상 거부 왜?

노주환 기자

입력 2016-02-11 06:16

수정 2016-02-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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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11월 한-일전 제안받고 사실상 거부 왜?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결승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미국을 꺽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이대호와 정근우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21.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본 측으로부터 한-일 평가전을 제안받았고, 몇 가지 이유로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야구는 지난해말 KBO에 한국 대표팀과 2016년 11월에 일본에서 5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스포츠조선 무로이 칼럼 11일자에도 일본 대표팀의 평가전 상대로 한국을 1순위로 고려했다는 내용이 나옴)

하지만 KBO는 고민 끝에 11월 한-일 평가전은 어렵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

KBO 고위 관계자는 11일 "일본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건 사실이고 경기 시기와 몇 가지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본 야구는 몇 해전부터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대표팀 브랜드를 만들어 꾸준히 평가전 등을 통해 그 가치를 높여 가고 있다. 고쿠보 히로키를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대표팀을 한국과는 좀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일본 대표팀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위 탈환을 목표로 내세운다. 일본 대표팀은 3월에도 대만 대표팀을 일본으로 초청해 평가전을 갖는다.

KBO가 11월 한-일전을 준비하기에는 KBO리그 일정상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봤다. KBO리그는 올해 예년 보다 조금 늦은 4월 1일 개막한다. 또 지난해 11월 국가대항전 2015년 프리미어 12를 준비하면서 리그 일정을 역순으로 맞추는 과정에서 구단들로부터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우천 순연으로 리그 경기가 뒤로 밀리면서 대회 일정 준비에 쫓겼다. KBO리그가 지장을 받으면서까지 무리해서 국제대회를 나갈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야구 한-일전의 주목도와 파급력은 그 어느 스포츠 이벤트 보다 높다. 지난해 일본과의 프리미어 12 준결승전(11월 19일)에서도 이미 확인됐다. 한국은 당시 8회까지 0-3으로 끌려가다 9회 대거 4점을 뽑아 역전시키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일본을 드라마틱하게 제압한 한국은 결승전에서 미국을 8대0으로 꺾고 대회 초대 우승국이 됐다.

일본 입장에선 '사무라이 재팬'의 평가전 파트너로 한국 이상은 없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프리미어 12 준결승전 패배까지 더해져 한국 대표팀의 가치는 올라갔다.

하지만 KBO의 생각은 좀 달랐다. 일본 대표팀의 상업적인 접근에 한국 야구가 무턱대고 맞춰주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KBO는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일본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자국의 경기 일정을 유리한 쪽으로 돌리는 등 힘을 쓴 것 때문에 국내 야구팬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한-일 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더이상 끌려가는 듯한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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