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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성공 외국인 선수=일본행, 공식으로 자리잡나

민창기 기자

입력 2015-1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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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성공 외국인 선수=일본행, 공식으로 자리잡나
릭 밴덴헐크가 아내 애나와 함께 31일 잠실구장을 찾아 류중일 감독을 응원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물이 경사면을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르 듯 프로야구 선수들의 최종 목적지는 메이저리그다. 메이저리그는 엄청난 힘으로 세계 최고 선수들을 빨아들인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 자리에 오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하나다. 더 좋은 조건하에, 더 큰 무대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다. 성공하면 당연히 엄청난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한국 선수들에게 일본이 메이저리그 진출로 가는 징검다리, 혹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못 잡았거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아시아 시장은 매력적이다. 대체로 보면 메이저리그, 일본, 한국 순으로 자리가 잡혀 있는 듯 하다.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다. 일본이 격차가 좁혔지만 한국과 메이저리그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의 일본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 통합 우승의 주역 릭 밴덴헐크가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한데 이어, 앤디 밴헤켄(넥센 히어로즈)이 세이부 라이온즈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LG 트윈스가 복귀에 공을 들였던 레다메스 리즈는 라쿠텐 이글스로 방향을 틀었고, 한화 이글스는 에스밀 로저스를 놓고 일본 구단과 경쟁해야할 것 같다.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KBO리그 20승 투수 다니엘 리오스가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를 거쳐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이적했다. KIA 마운드를 이끌었던 세스 그레이싱어는 야쿠르트, 요미우리 자이언츠,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뛰면서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크리스 세든은 SK 와이번스에서 요미우리로 옮겼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타자중에는 두산 베어스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타이론 우즈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주니치 드래곤즈의 주포로 뛰었다. SK 출신의 '슬러거' 호세 페르난데스는 지바 롯데와 세이부, 라쿠텐 이글스,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었다. 클리프 브루바도 현대 유니콘스를 찍고 오릭스를 경험했다.

연봉 100만달러가 흔해진 KBO리그지만, 머니게임에서는 일본 구단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 KBO리그 최고팀 삼성도 지난해 소프트뱅크에 밀려 밴덴헐크를 내줬다. 일본 구단이 로저스에게 300만달러를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들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얘기가 나올 때마다 2011년 겨울을 떠올린다. 2011년 15승을 거둔 니퍼트에게 요미우리, 소프트뱅크가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해 마음을 흔들었다. 계약 조건만 보면 니퍼트를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구단 고위층이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니퍼트를 설득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일본 구단에서는 KBO리그에서 성공한 선수가 실패 위험이 적은 전력 보강 카드다. 비슷한 수준의 리그에서 성공했다는 건 메이저리그와 다른 일본 야구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는 일본은 자금 여유가 있다면 다수의 수준급 선수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외국인 선수가 많아 초기에 부진할 경우 오랫동안 기다려주지 않는다.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진출한 경우도 적지 않다. 히어로즈에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브랜든 나이트는 다이에 호크스, 니혼햄 파이터스를 거쳐 한국으로 왔다. 올해 삼성에서 뛴 알프레도 피가로 또한 오릭스에서 아시아 야구를 접했다. 이 경우도 일본을 통해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다.

여러가지로 엮여있는 한국과 일본 야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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