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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련 얕본 두산, 두 번의 실수

입력 2015-05-22 09:37

이흥련 얕본 두산, 두 번의 실수
프로 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흥련(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신을 가볍게 본 상대에 실력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통쾌한 되갚음은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포수 이흥련(26)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화끈한 복수전을 펼쳤다.

이흥련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방문 경기 두산전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로 2타점을 쳐내며 결승 타점을 챙겼다.

이날 삼성은 0-0이 이어지던 2회초 4번 타자 최형우로 시작하는 중심 타선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최형우의 단타, 박석민의 2루타로 잡은 무사 2, 3루 기회에서 이승엽은 2루수 땅볼을 쳤고, 두산 2루수 오재원은 홈 송구를 선택해 3루 주자를 잡아냈다.

1사 1, 3루에서 7번 타자 박해민의 타구 역시 오재원 앞으로 굴러갔고, 오재원은 병살을 노리는 대신 주저 없이 홈으로 송구해 또 3루 주자를 돌려세웠다.

오재원이 이닝을 끝낼 수 있는 병살 대신 홈을 택한 배경에는 믿음직한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타자 주자 박해민의 빠른 발 외에 다음 타자 이흥련의 타격 솜씨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1군에서 뛴 이흥련은 이날까지 통산 타율 0.230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두산의 첫 번째 실수였음이 곧 드러났다.

2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이흥련은 볼로 들어온 슬라이더 2개를 골라낸 다음 3구째 시속 145㎞ 빠른 공을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겨버렸다.

사실, 이흥련의 타구는 그리 멀리 뻗지 않았다. 더욱이 두산 중견수는 국가대표급 외야수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정수빈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이흥련 타석을 앞두고 두 번째 실수를 저질러놓은 상태였다.

통산 장타율 0.304에 그치던 이흥련을 맞아 외야 전진수비를 펼친 것이다.

물론 통계와 데이터에 의거한 선택이었다. 다만 이흥련은 보란 듯이 숫자의 함정을 깨뜨리며 순차적인 선택에 따라 이뤄지는 야구의 묘미를 보여줬다.

그는 이날 '육상부' 두산의 도루 시도도 두 차례 저지하며 팀의 기를 살렸다.

이흥련 덕분에 기세가 오른 삼성은 이전까지 1승 13패로 철저하게 짓눌렸던 니퍼트를 상대로만 4점을 뽑아내며 2012년 8월 18일 이후 1천7일 만에 니퍼트에게 패배를 안겨줄 수 있었다.

승리의 주역이 된 이흥련은 경기 후 "예전에 니퍼트와 대결했을 때 낮아 보이는 공이 다 스트라이크였던 기억을 떠올리고 오늘은 볼 카운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기뻐했다.

j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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