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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조영훈의 예외적 안타, 파울홈런의 심리적 변수

류동혁 기자

입력 2014-10-23 13:27

조영훈의 예외적 안타, 파울홈런의 심리적 변수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6일 부산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1,3루 NC 조영훈이 1타점 안타를 치고 축하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에 열린 서스펜디드 게임에서는 NC가 3-1의 승리를 거뒀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8.06/

지난해 넥센과 두산이 맞붙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흥미로운 '파워대결'이 있었다.



1회 당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던 최준석. 좌측 관중석 상단을 맞고 튀는 어마어마한 대형 파울홈런을 쳤다. 그러자 넥센 박병호가 맞대결을 펼쳤다. 2회초 비슷한 코스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좌측 관중석 상단을 넘어가 버렸다. 파워개임에서는 박병호의 판정승. 하지만 의미없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파울홈런'은 이율배반적인 단어다. 양립될 수 없는 파울과 홈런이 결합된 말이기 때문이다. 파울은 파울일 뿐이다. 그러나 홈런을 붙인 이유는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하나의 징크스가 있다. '파울홈런을 친 뒤 결과가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다.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내지 못햇지만 그럴 확률도 높다.

왜 그럴까. 일단 타자와 투수 간의 심리적인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타자는 아쉽다. 심리적으로 초조하다. 자신감이 자만감으로 변할 수도 있다.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은연 중에 스윙이 커진다. 타자들에게 범타나 삼진이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을 '파울홈런'이 제공한다.

투수 입장을 보자. 십년 감수했다. 자연스럽게 신중해진다. 당연히 정면승부보다는 유인구 승부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전력피칭을 할 확률도 올라간다. 이런 미묘한 타자와 투수 간의 심리적 변화 속에서 투수가 이길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22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는 지독히 풀리지 않았다. 4회 테임즈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큰 키의 김용의에게 잡혔다.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게다가 두 개의 파울홈런이 나왔다. 6회 김경문 감독은 LG의 강한 불펜을 고려, 일찍 승부수를 띄웠다. 김태군의 타석 때 좌타자 조영훈을 내세웠다. 그는 오른쪽 폴대를 살짝 벗어나는 너무나 아까운 파울홈런을 날렸다. 8회에는 권희동이 좌측 폴대 옆으로 휘는 큼지막한 파울을 쳤다.

두 타자의 결과는 어땠을까. 권희동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조영훈은 끝내 우전안타를 치며 공격기회를 이어갔다.

당연히 파울홈런 뒤에 결과가 좋지 않다는 속설에는 예외가 있다. 결과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집중력의 문제다. 3할이면 잘 친다는 평가를 받는 야구에서 당연히 파울홈런 뒤 범타로 물러나는 빈도는 높다. 이 부분이 심리적인 변곡점과 결합돼 더욱 굳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조영훈의 우전안타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경험부족으로 1, 2차전을 모두 내준 NC. 그러나 핵심적인 대타 조영훈의 집중력이 그만큼 살아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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