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과 같이 순위 싸움이 극에 달했을 때 감독들의 머리 싸움은 더욱 심해진다. 4위 한 자리를 놓고 6개 팀이 벌이는 잔인한 승부. 한 경기 한 경기가 전쟁이다. 치르는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 어떻게 하면 가진 전력에서 최대 승수를 쌓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들을 인천 문학구장에서 찾아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사실 LG는 인천 원정에 오기에 앞서 걱정이 앞섰다. SK는 이전 2연전 휴식팀. 자연스럽게 2연전 첫 번째 경기인 28일 경기는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로 내정됐다. 그리고 원래 차례대로라면 두 번째 경기는 한국 데뷔 후 엄청난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밴와트를 만나야 하는 운명이었다. LG가 이날 SK전 전까지 4연승을 달리는 상승세였다고 하지만 김광현과 밴와트를 연속으로 만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자칫 2경기를 모두 내준다고 하면 어렵게 올라선 4위 자리에서 다시 내려와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갔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잇었다. 상대 원투펀치를 상대로 리오단-우규민이 모두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2연전을 4-5선발인 장진용-신정락으로 막아야 했다. 4경기가 꼬일 수 있는 로테이션. 그래서 양상문 감독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장진용을 SK 에이스 김광현과 붙였다. 그리고 우규민에 이어 리오단을 30일 롯데와의 1차전에 내기로 최종 결정했다. 양 감독은 "각 2연전에 한 경기는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투수(우규민, 리오단)를 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치열한 4위 경쟁 속에 한 팀에게 2연속 패배를 당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