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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이 웃은 이유, "이상적인 홈런 나왔다"

이명노 기자

입력 2014-04-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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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이 웃은 이유, "이상적인 홈런 나왔다"


"오늘은 조금 기분이 좋네요."



삼성의 베테랑 타자 이승엽(38)이 활짝 웃었다.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서 결승 홈런 덕이었다. 삼성은 0-2로 뒤진 3회초 나바로와 채태인의 백투백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승엽이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려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단순한 홈런이 아니었다. 과거 이승엽 전성기 때나 볼 수 있었던 그런 홈런이 나왔다. 이승엽 역시 그런 부분에 의미부여를 했다.

홈런 장면을 살펴보자. 2-2 동점이 된 뒤 최형우의 우전안타와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2사 1,2루 찬스.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이재학의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낮게 들어온 127㎞짜리 체인지업을 퍼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재학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그리고 이승엽의 배트를 이끌어내기 위한 유인구를 던졌다. 체인지업이 떨어졌다곤 하지만, 워낙 낮았다.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들어간 '볼'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의 배트는 매서웠다. 이마저도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스윙시 무게중심이 무너지지 않았고, 낮은 공을 배트 중심에 맞혀내 끝까지 팔로스윙을 가져갔다. 컨택트부터 마무리까지, 이승엽다운 스윙이었다.

과거 이승엽은 낮은 공을 쉽게 퍼올렸다. 손목 스냅이 부드럽고, 스윙 메커니즘이 좋아 나쁜 코스로 들어온 공도 곧잘 홈런으로 연결해내곤 했다. 이날 나온 홈런이 딱 그런 모습이었다.

경기 후 이승엽은 "사실 요즘 컨디션이 좋은데 계속 펜스 앞에서 잡히고 그래서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었다. 오늘 홈런이 나와 홀가분하다"며 웃었다.

이승엽은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워낙 좋지 않나. 오랜만에 승부했는데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다. 직구 스피드도 작년보다 떨어져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맞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연패를 끊어냈다는 사실도 좋았지만, 자신이 만든 홈런에 대해 벅찬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사실 오늘은 기분이 좀 좋다. 떨어지는 공을 걷어 올렸다. 일본에 가기 전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쳤던 홈런이다"라고 강조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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