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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 관리 실패' KIA, 새 대책이 필요하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13-07-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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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 관리 실패' KIA, 새 대책이 필요하다
2일 열릴예정인 프로야구 SK 와이번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KIA 선수들이 운동장에 고인 물 때문에 훈련을 못하고 덕아웃에 모여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02/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KIA는 올해 '휴식기 관리'에 실패했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천 취소를 많이 겪었고, 휴식 일정도 불규칙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KIA 선수들이 휴식기 동안 컨디션과 경기감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결과로 명확하게 입증되고 있다. 휴식기 이후 치른 경기에서 KIA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5월 휴식기 이후에는 LG에 3연패를 당했고, 6월 휴식기 이후에 치른 5경기에서는 1무4패 밖에 거두지 못했다.보통 두 차례 정도 시행착오나 오류가 입증되면 세 번째에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거나 달라진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KIA는 이를 해내지 못했다. 7월 세 번째 휴식기를 치른 이후에도 앞서와 같이 매우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KIA는 13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경기를 치렀으나 2대9로 크게 졌다. 8회까지 1점도 뽑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끌려가다가 9회가 돼서야 겨우 2점을 냈을 뿐이다. 이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지나치게 긴 휴식에 따른 경기력 저하에 있다. KIA는 지난 6일 광주 롯데전 이후 딱 1주일 만에 경기를 치렀다. 원래는 8~11일까지의 4일 휴식이 예정돼 있었는데, 7일 광주 롯데전과 12일 잠실 두산전이 각각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휴식이 앞뒤로 하루씩 늘어난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갑자기 시즌 도중 일주일을 쉬게 되면 컨디션 관리가 힘든 것이 당연하다. 특히나 타자의 경기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후유증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기 감각의 저하나 전력 약화에 대해 그저 일정과 기상 상황의 탓으로 돌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9개 구단 체제에서의 휴식일정이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은 시즌 개막 전부터 모든 팀들이 계산하고 있던 바다. 또 장마철의 불규칙한 우천 취소 일정도 매년 반복되다시피 한 일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KIA든 다른 8개 팀이든 이런 조건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물론 KIA가 13일까지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경기(68경기)를 치를 정도로 우천 취소가 자주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이다. 분명히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냥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반복되는 휴식기와 그에 따른 데비지를 경험했다면, KIA 코칭스태프에서 선수들의 컨디션과 전력 관리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휴식기를 거친 다른 팀들이 모두 전력 하락이나 승률 저하 현상을 겪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근본적으로 휴식기간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 및 훈련 방법과 휴식기 이후 기용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3일 두산전에서 KIA는 10개의 안타를 치고도 2점 밖에 뽑지 못했다. 컨디션이 유지된 타자와 그렇지 못한 타자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타선의 맥이 끊긴 탓이다. 타선의 폭발을 이끌어 낼 도화선 역할을 해 줄 선수들에게 타점 기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13일 두산전 패배는 KIA의 시즌 전반기 마무리에 큰 오점으로 남을 만한 패배다. 비록 4위 롯데와의 승차가 0.5경기 밖에 벌어지지 않았다고는 해도 6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이날 KIA가 승리를 거뒀더라면 단숨에 3위로 올라서 올스타 휴식기 이전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었다. 반복되는 휴식기 이후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점, 그리고 4위권 싸움에서 뒤로 한발 밀렸다는 점에서 KIA는 결코 두산전 패배를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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