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LG 연패 후 연승 반전, 선발진 결의 있었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13-07-14 14:41

more
LG 연패 후 연승 반전, 선발진 결의 있었다
2013 프로야구 LG와 NC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1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LG 우규민이 선발 등판 NC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우규민은 올시즌 15경기에 나와 6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7.11/

"생각해봐라. LG가 당초 4강 전력이었는가? 김기태 감독이 팀을 잘 끌고가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타 팀 사령탑의 평가. 사람들은 LG가 조금만 이상 징후를 보이면 과도하게 주목한다. '올 것이 온 것 아니냐'며 호들갑을 떤다. 지난 10년 간의 부정적 기억이 심은 학습 효과. 그래서 두배로 힘들다. 징크스같은 부정적 시선을 떨궈내야 한다.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의 보호막을 훨씬 더 두껍게 치고 더 큰 걸음으로 전진해야 한다. 고비 탈출, 이번에는 선발 투수들이 선봉에 섰다.

10연속 위닝시리즈가 끝난 지난 5~7일 넥센과의 3연전. 5일 충격의 역전패가 스윕패로 이어지자 'LG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이내 '호들갑'으로 밝혀졌다. LG는 NC전 스윕을 포함, 4연승을 달리며 부정적 시선을 멋지게 비웃었다. 반전의 중심에는 선발 투수들의 릴레이 역투가 있었다. 4연승 기간 동안 신정락(8이닝 4안타 1실점)-리즈(7이닝 2안타 1실점)-우규민(6⅔이닝 5안타 1실점)-류제국(6이닝 5안타 1실점)이 눈부신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릴레이 역투. 우연이 아니었다. 선발투수들의 결의가 있었다. 넥센에 3연패 한 후 분위기가 살짝 처진 시점. 투수 조장 봉중근이 선발을 맡고 있는 후배 투수들에게 부탁을 했다. "불펜진이 다소 지친 상황이니 선발투수들이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면 고맙겠다"는 요지.

선발투수들이 모여 결의를 했다. 설상가상으로 차명석 투수코치마저 부재중인 위기의 상황.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실천에 나섰다. 빠르고 적극적인 승부로 투구수를 줄였다. 4명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 심지어 NC와의 마지막 경기에 나섰던 우규민은 7회 2사후 마운드를 내려올 때 투구수가 79개에 불과했다.

LG 불펜은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렸다. 특히 10연속 위닝시리즈 기간 동안 혼신의 역투를 이어왔다.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3.19로 삼성과 롯데를 제치고 단연 1위다. 최강 뒷문을 완성하는 사이 어느새 어깨에 묵직한 피로가 내려 앉았다. 특히 최근 불펜의 핵이자 정신적 지주인 정현욱이 피로를 호소하며 구위가 다소 떨어져 있는 상황. 브레이크 전까지 선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 적절한 시점마다 내리는 장마비가 고맙다. 선발진의 유일한 공백인 주키치 등판 시점마다 취소되면서 대체 선발 없이 무리없이 4인 로테이션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선발이 흔들리면 불펜이 중심을 잡고, 불펜이 지치면 선발이 힘을 내 긴 이닝을 소화하는 구조. 되는 집안의 전형이다.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이끌고 온 LG 마운드. 기나긴 시즌을 끌고 가는데 있어 큰 힘이 되는 유기적 협력 시스템이 LG야구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