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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김태균의 첫 대결 그 결과는?

최만식 기자

입력 2012-04-20 21:37

이승엽-김태균의 첫 대결 그 결과는?
한화와 삼성의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0일 청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삼성 이승엽이 우전안타를 치고 한화 1루수 김태균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4.20/




20일 프로야구 4경기의 최대 관심사는 청주구장에서 연출된 양대 거포의 만남이었다.

삼성 이승엽(36)과 한화 김태균(30)은 올시즌 처음으로 맞닥뜨렸다.

공통점이 많은 만남의 자리였다. 둘다 일본 생활을 접고 동시에 한국으로 복귀했다. 똑같이 1루 베이스 수비를 맡았다.

이승엽은 이전까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이날 분위기 전환을 위해 타선을 크게 바꾸면서 1루수 채태인을 선발 엔트리에서 빼고 이승엽을 투입한 것이다.

김태균은 한화에 복귀하면서부터 "이승엽 선배와 홈런 대결에서 지고 싶지 않다"고 야구 흥미를 위해 일부러 도전장을 던졌고, 이승엽은 "김태균이 ??으니까 나보다 훨씬 잘할 것"이라고 선배다운 포용력을 보였다.

결국 무림의 고수들이 자웅을 겨루기 위해 중원에서 만났다. 서로 몸을 부딪히며 치열한 싸움을 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만남 자체가 흥미진진한 구경거리였다.

▶엄살작전으로 시작된 만남

좌우 거포 이승엽과 김태균은 경기 시작 전 훈련시간에 첫 대면을 했다. 홈팀 김태균이 먼저 배팅 훈련을 하고 있을 때 뒤늦게 도착한 이승엽을 반갑게 맞았다. 사진기자들을 향해 다정한 포즈로 나란히 서서 포토타임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이후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짐짓 엄살을 부리며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이승엽과 김태균의 이구동성은 "제발 그만 좀 쳐라(치세요)"는 것이었다. 이승엽은 김태균에게 "뭘 그렇게 많이 치냐? 살살 좀 하자"고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태균의 평균 타율은 5할. 타율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었다. 주변에서 경쟁자라고 하는 후배 김태균이 안타 갯수에서 잘나가니까 부러웠던 게다. 이에 대해 김태균은 "왜 이러세요. 형님은 홈런 잘 치고 계시면서…. 나도 홈런이 좀 나와야 하는데"라고 엄살을 부렸다. 이승엽은 평균 타율에서 3할3푼3리로 김태균에게 밀리지만 전날 두산전에서 시즌 2호째 홈런을 날리는 등 거포 맛을 제대로 보고 있는 중이었다. 안타 개수는 많지만 10경 동안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김태균에게는 이승엽의 홈런이 더 부러웠다. 김태균은 따로 취재진과 만나 "최근 2경기에서 홈런을 의식해서 볼을 띄우려고 했는데 의식하니까 더 안되더라. 마음을 비워야겠다"며 홈런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여니 무승부?

경기가 막상 시작되자 엄살을 부리던 두 선수의 자세는 달랐다. 은근히 경쟁심이 발동한 듯 나란히 펜스를 맞히는 안타를 쳐내는 등 장타 욕구를 발산하며 막상막하의 자존심 대결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양팀 합쳐 무려 4개의 홈런(올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 타이기록·17일 한화-LG전)이 나왔지만 둘의 몫은 없었다. 1회 첫 대결에서 이승엽(좌익수 플라이)과 김태균(2루 땅볼)은 똑같이 침묵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이승엽이었다. 3회초 김상수의 3점포 이후 타석에 나서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최형우가 플라이아웃되는 바람에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승엽은 4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2루타까지 보태며 거포의 위세를 과시했다.

그러자 김태균도 가만 있지 않았다. 4회말 1사 후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커다란 타구로 응수했다. 중계수비가 좋아 1루 밖에 밟지 못했지만 후속타자 연경흠의 투런포 덕분에 11경기 만에 처음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이들의 치열한 간접 대결은 여기까지 였다. 6회초 박석민이 장외홈런을 날린 뒤 이날 두 번째로 홈런 이후 타석에 들어선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승엽은 큰 걸 노린 듯 강하게 타격했지만 우익수 플라이였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몸쪽 볼에 헛스윙을 하며 물러났다.

김태균 역시 5회말 헛스윙 삼진, 7회말 우익수 플라이, 9회말 볼넷으로 추가 폭발을 하지 못했다. 5타수 2안타(이승엽), 4타수 1안타 1득점(김태균). 삼성이 승리했기에 이승엽의 판정승이 되겠지만 둘의 방망이 대결은 사실상 무승부였다. 각각 나쁜 성적표는 아니지만 서로의 부담감을 엿볼 수 있는 첫 만남이었다. 양팀 모두 연패에 빠져 꼴찌 떠넘기기를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만난 두 거포는 주위에서 보는 눈도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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