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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이승엽과 싸워라, 붙어라"

김남형 기자

입력 2011-11-20 11:11

류중일 감독 "이승엽과 싸워라, 붙어라"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컴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월 오릭스 소속이었던 이승엽이 연습경기를 위해 삼성의 오키나와 캠프를 방문했을 때 류 감독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이승엽의 삼성 컴백은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까.



아직 최종계약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승엽이 다시 삼성맨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몸값과 관련된 조율만 남았을 뿐이다. 이승엽은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중이다.

8년만에 한국으로 컴백하는 이승엽은 특히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 다행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에 만 36세가 된다. 20대 중후반에 한국에서 보여줬던 파워는 조금 줄어들었겠지만 여전히 타자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이다.

▶또한번의 우승 기대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은 "승엽이가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승엽이가 제몫을 해주면 우리는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전력 자체가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는 아니었다. 더 나은 선수구성을 갖춘 팀도 있었지만 부상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순위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성적을 낸 삼성이 우승할 수 있었다.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지금 전력 그대로 다음 시즌을 치르면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이 돌아온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엽의 한국프로야구 연착륙 여부는 야구인들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문제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활약을 믿고 있다. 박한이 이승엽 최형우 채태인 등 삼성 좌타라인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경우 상대 오른손선발투수는 경기 초반부터 답답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서야할 것이다.

▶"이승엽과 붙어라, 싸워라"

이승엽의 컴백 가능성이 대두될 때마다 삼성의 젊은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언급되곤 했다. 이승엽이 돌아오면 기존 선수들 가운데 자리를 잃는 케이스가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같은 걱정은 부정적인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말해줬다. 이승엽과 싸워라, 이승엽과 붙어라 하고 말이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계속 기회를 줄 것이다. 미리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등장이 기존 타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부 경쟁은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조건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컴백해도 기존 젊은 야수들을 무조건 주전에서 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선수들은 이승엽을 통해 그의 노하우를 배우고, 그러면서 한편으론 경쟁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다.

▶화려한 팀컬러 재건

10년전의 삼성은 화려한 라인업으로 유명했다. 이승엽 마해영, 그후 양준혁까지. 현재 코치를 맡고 있는 김한수가 6번에 설 정도로 멤버가 좋았다. 그만큼 한방을 갖춘 선수들이 많았다.

심정수의 은퇴 이후 삼성 라인업은 어느 순간 파워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팀성적은 꾸준하게 올렸지만, 라인업이 주는 흥미로운 기대감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이제는 얘기가 달라졌다. 올시즌을 통해 최형우가 급성장했다. 여기에 이승엽이 가세하고, 기존 박석민이 내년에 조금 더 성장해준다면 삼성 라인업은 다시한번 10년전의 화려함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승엽이 삼성 타선에 돌아오면 내년 시즌 초반부터 다른 팀 주요투수들과의 맞대결이 계속해서 시선을 끌 것이다. 한화 류현진, KIA 윤석민, 두산 김선우 등 쟁쟁한 선발투수들과의 대결이 볼만할 것이다. 과거 이승엽은 '왼손 스페셜리스트' 가운데 특히 이혜천에게 약했는데, 경기 후반 이승엽 타석때 투입되는 젊은 왼손투수들과의 대결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오키나와=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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