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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한화맨 김태균, 하주석의 멘토되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11-11-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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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한화맨 김태균, 하주석의 멘토되다
2009년 한화 시절 김태균. 스포츠조선 DB




"내가 이것 밖에 안된다는 걸 빨리 깨우쳐라."

돌아온 한화의 스타 김태균(29)이 미래의 막내 후배 하주석(17)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프로의 벽이 높다는 걸 빨리 깨닫고 이를 악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대전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김태균은 최근 한화 구단 오성일 홍보팀장과 담소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화에서 9년 동안 뛰면서 오 팀장을 형님처럼 따랐던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오 팀장에게 하주석에 관해 물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혀 최고의 신인으로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던 모양이다.

당시 하주석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에 참가한 뒤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지로 합류한 터라 아직 대선배 김태균을 대면하지 못했다.

"수비는 일품이라는 평가지만 방망이는 좀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는 오 팀장의 대답이 나오자 김태균은 과거를 회상하며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을 쏟아냈다.

김태균이 떠올린 과거는 2001년 프로에 데뷔했을 때다. 당시 김태균은 최고의 신인으로 하주석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넘쳤단다. 고교 시절 청소년국가대표 동료였던 추신수의 볼을 홈런으로 쳐낸 실력도 있는데 프로에서 뭘 못하겠냐는 생각도 했다. 사실 하늘 높은 줄 몰랐다.



하지만 막상에 프로 경기에 출전하니 그런 자신감은 과분했다는 사실을 금세 깨우칠 수 있었다.

김태균은 "포수 미트에 볼이 꽂히고 난 뒤 방망이를 휘두른 적도 있다"면서 "나는 왜 이렇게 타격을 못하는 걸까. 내가 이것 밖에 안되나하고 실망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실망감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약이 됐단다. 김태균은 아마추어에서 잘나갔다는 게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없었다는 사실을 깨우쳤고, 이를 악물고 더욱 열심히 훈련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 때 뼈아픈 자각을 빨리 했던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자양분이 됐다는 게 김태균의 진단이다.

김태균은 "나도 신인 때 그랬다. 아마추어 최고였다고 방심하면 안된다"면서 "프로에 비하면 나는 별 것 아니었다는 사실을 빨리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균은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하주석을 다음달 초에나 만날 수 있다. 그 때 쯤이면 김태균도 정식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을 것이다.

오 팀장은 "하주석이 돌아오면 김태균이 선배로서 더욱 알찬 충고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싹이 보인다"며 칭찬을 받았던 신인 하주석은 야구인생 최고의 멘토를 얻게 됐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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