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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위기 속 살아나고 있는 LG 임찬규

이명노 기자

입력 2011-08-25 13:09

팀 위기 속 살아나고 있는 LG 임찬규
LG 신인 임찬규가 최근 추격조로 나서며 시즌 초반의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구레나룻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게 머리를 정돈했다. 사진은 이발하기 전인 지난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임찬규.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최근 LG는 줄초상 분위기다. 김기태 수석코치의 삭발 이후 주말 삼성전 2연승. 서울로 돌아온 뒤 선수단 모두 짧은 머리 대열에 동참했지만, 23일과 24일 넥센에게 2연패를 당하며 분위기는 다시 나빠졌다. 이와중에 눈에 띄는 이가 있다. 바로 신인 임찬규다.

임찬규는 23일과 24일 잠실 넥센전에 모두 등판했다. 두 경기 모두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23일 경기선 송신영이 1실점해 5-6이 된 연장 11회초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공 8개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24일에는 긴 이닝을 던졌다. 선발 박현준이 넥센 이숭용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뒤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9회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임찬규는 현재 시즌 초반의 보직으로 돌아와있다. '추격조'나 '불펜B조'로 불리는 리드를 뺏긴 상황에서 등판하는 투수다. 한때 팀 사정 상 필승조와 마무리까지 맡았던 그다. 하지만 신인에게 닥친 큰 중압감은 그를 긴 슬럼프에 빠지게 만들었다. 초반의 씩씩함은 온데간데 없고,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스트라이크보다 볼의 수가 많아졌다. 이후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관리 속에 회복되나 싶었지만, 마무리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LG는 넥센에서 송신영을 데려왔고, 임찬규는 시즌 초반의 씩씩함을 되찾고 있다.

LG 박종훈 감독 역시 임찬규의 보직을 추격조 또는 롱릴리프로 정의했다. 박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한 희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 송신영 앞에 쓸 수 있게 됐다"며 "임찬규와 유원상이 길게 던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임찬규는 최근 고교 때 결정구로 사용했던 체인지업의 비율을 늘리고 있다. 프로에 온 뒤 잘 쓰지 않았지만, 공의 로케이션과 컨트롤이 모두 좋아지면서 다시 꺼내들었다. 결과는 대성공. 이미 한 차례 낙차 큰 커브로 재미를 봤던 그다. 자신 있었던 체인지업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되면서 노림수는 더욱 좋아졌다. 또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다음 동작이 컸던 부분도 고쳐지고 있다. 투구 동작이 한층 안정된 모습. 이는 밸런스가 잡힌 효과로 볼 수 있다. 이는 4사구의 급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임찬규는 23일 경기에 앞서 다른 선수들처럼 머리를 짧게 정돈한 채 나타났다. 코칭스태프부터 선배들까지 움직이는 데 가만 있을 수는 없었다. 모자를 쓰면 구레나룻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아졌다. 고교 때보다도 짧아졌다. 임찬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이유 없습니다. 그냥 짧게 잘랐습니다"라고만 말했다. 최근 말수가 부쩍 적어진 그이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결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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