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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첫 승 거둔 SK 이만수 감독대행 "야구 참 어렵네요"

류동혁 기자

입력 2011-08-24 22:20

홈 첫 승 거둔 SK 이만수 감독대행 "야구 참 어렵네요"
이만수 감독대행이 6회말 최정이 투런포를 날리자 환호하고 있는 모습.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경기 전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여전히 침울했다. 김성근 전 감독의 자진사퇴에 이은 경질로 관중석 분위기까지 거센 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상황.



그는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그렇게 안되던 다이어트가 요즘은 저절로 된다. 감독대행이 되고 3㎏이 빠졌다"고 했다. 농담을 했지만, 씁쓸한 웃음만이 나왔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4-1로 리드하다, 9회 동점을 허용했다. 1사 3루의 위기상황까지 직면해 어이없는 역전패를 할 뻔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9회말 조동화의 스퀴즈 번트로 겨우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이 감독대행은 입이 바짝 타는 듯 했다. 그는 "휴~"하고 깊은 한숨을 쉰 뒤 홈경기 첫 승의 소감을 묻는 물음에 "야구 참 어렵네요"라고 했다.

최근 감독대행이 되면서 극복해야만 하는 많은 비판과 이날 쉽지 않은 경기의 짜릿한 역전승의 소감이 이 한 마디에 다 들어있었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정근우가 사복을 입은 채 덕아웃에 찾아왔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감독님 축하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덥석 껴앉았다.

그제서야 이 감독대행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저 자식은 참~"이라고 했다.

그는 "4-4 동점 상황에서 아찔했다. 정대현을 더 이상 가져갈 수 없어서 작은 이승호를 투입했는데 잘 막아줬다. 조동화의 스퀴즈 번트도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끌고 싶다. 어제 이호준 박진만 최동수 등 고참 선수들이 식사를 하며 의기투합했다고 들었다. 앞으로도 잘해줄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SK 주장 이호준 역시 팬들에게 '응원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홈구장은 집이다"라는 표현을 쓰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그는 김성근 전 감독이 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당부했던 말을 먼저 꺼냈다. "감독님이 마지막 미팅에서 계속 '미안하다'고 그러셨다. 그리고 '내가 없어도 최선을 다해 아시아시리즈를 제패해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인터뷰에선가 감독님이 '가장이 없어도 자식들은 곧 일상으로 돌아간다. (선수단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말씀을 지키기 위해 선수단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 고참급 선수들은 마지막 팀 미팅을 마친 뒤 곧바로 감독실에 들어가 또 다른 미팅을 가졌다. 이호준은 "이 자리에서 고참급 선수들과 감독님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끝내 침묵 속에서 미팅을 끝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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