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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류현진의 내년기약에 담긴 뜻은?

최만식 기자

입력 2011-08-18 11:07

수정 2011-08-18 11:07

'야왕', 류현진의 내년기약에 담긴 뜻은?
한화 류현진. 스포츠조선 DB




"소탐대실하지 않는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류현진 카드'를 앞세워 '야왕'의 광폭행보에 나섰다.

에이스 류현진은 18일 현재 재활군으로 내려간 지 보름째를 맞는다. 한데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혀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제 캐치볼을 시작한 정도다.

이에 한 감독은 "류현진이 복귀해도 선발로 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 한 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올시즌에 대한 미련을 버렸고, 일찌감치 내년 대비 모드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지난 3일 류현진을 재활군으로 보낼 때 한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대한 꿈을 아직 버리지 않았다"며 끝까지 붙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4강 꿈을 버리지 않았다면 에이스를 조금이라도 가동하는 게 한결 유리하다. 그런데도 류현진이 없다고 가정하고 남은 시즌을 헤쳐나갈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류현진을 배제하는 데에는 '야왕'의 깊은 포석이 깔려있다. '배려'와 '올인'이다.

▶윤석민 효과를 기대한다

한 감독은 류현진을 평가하면서 "한화 소속을 떠나 국가적인 자원"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24세 류현진은 앞으로 10년 이상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한화는 지난 5시즌 동안 평균 180이닝을 던진 류현진의 혹사논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그만큼 던질 수 있는 몸을 가진 최고의 자원이고 선수 스스로 자신의 몸을 잘 알고 대처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대회까지 꾸준히 참가하느라 보통 선수들보다 더 던진 만큼 쉴 수 있는 이참에 푹쉬게 해주자는 것이다. 내년이 끝나면 해외진출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취득하는 류현진에게 2012년은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최고의 기량을 다시 보여야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그 때를 미리 준비하라고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KIA 윤석민의 사례를 보면 류현진의 내년 활약은 떼논당상이다. 윤석민도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2007년 162이닝, 2008년 154⅔이닝, 2009년 119⅔이닝 등 적지 않은 투구를 하다가 작년에 101이닝으로 숨고르기를 했다. 그랬던 윤석민이 올시즌에는 17일 현재 134⅓이닝을 소화하며 다승, 방어율, 탈삼진 부문 1위를 달리며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류현진은 그렇게 쉬었는데도 올시즌 103⅔이닝을 던졌다. 이제부터 준비하면 내년에 '윤석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우승 한번 해봐야지"

한대화 감독에게 2012년은 류현진과 같은 운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걸 쏟아붓고 재평가를 기다려야 하는 시기가 된다. 한 감독의 사령탑 임기 마지막 해다. 부임 첫 해 최하위를 했고, 올해는 커다란 가능성을 보여주며 선전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마지막 열정으로 '올인'을 할 때가 됐다. 분위기는 무르익어 가는 느낌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잠실구장을 격려 방문했다가 한 감독에게 "이제 우승 한번 하셔야죠"라고 덕담을 했다. '우승할 수 있도록 팍팍 지원해줄테니 내년에 한번 잘해보라'는 의미임을 삼척동자도 다안다. 이런 맥락에서 특급 해외파 김태균을 잡아주겠다는 약속까지 나왔다. 한 감독은 그동안 전력보강이 없던 한화의 혁신을 위해 올시즌이 끝나면 대대적인 정비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임기 마지막 해에 우승을 위해 제대로 도전해 볼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류현진을 더 아껴둬야 한다. 류현진이 건재한 가운데 김태균이 타선을 보완한다면 남부럽지 않은 전력을 갖출 수 있다. 2012년의 올인승부를 위해 류현진은 필승카드인 것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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