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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성현, '제2의 박현준' 될까?

이명노 기자

입력 2011-08-12 11:01

LG 김성현, '제2의 박현준' 될까?
11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LG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LG 선발 김성현이 KIA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광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08,11




김성현이 박현준처럼 LG 마운드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LG 김성현은 1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3실점했다. 총 96개의 공을 던지면서 삼진은 2개를 잡아냈고, 피안타는 7개였다. 이적 후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였지만 팀 타선이 침묵하면서 2대3 패배, 이적 후 첫 승 신고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할 점은 4사구다. 김성현은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잠실 한화전에서 볼넷 2개를 허용했다. 11일 광주 KIA전은 4사구가 하나도 없었다. 올시즌 넥센에서 뛴 16경기에서 경기 당 볼넷허용(9이닝 환산)이 6.25개였는데 이적 후 1.54개까지 줄었다. 몰라보게 좋아진 제구력을 바탕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아직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땅볼/뜬공 비율 또한 좋다. 2경기에서 땅볼로 18개, 뜬공으로 9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땅볼/뜬공 비율 2.00을 기록중이다.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친게 효과가 있었다.

아직 2경기에 불과하지만, 이런 변화는 어디서 온 것일까. 김성현은 LG에 온 뒤 커브의 구사율을 늘렸다. 110㎞대의 확실한 브레이킹 볼을 빠른 직구와 섞으면서 수싸움에 능해졌다. 6일 경기서는 이 공을 아예 결정구로 활용했고, 11일 경기서는 초반에 결정구로 쓰다 KIA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아가자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바꿔 던지기도 했다.

직구 구위가 떨어져가자 커브를 슬라이더와 함께 쓰면서 노련한 피칭을 선보였다. 김성현의 슬라이더는 구사율이 높지 않지만, 던졌을 때 종으로 떨어지는 폭이 크다. 횡으로 변화는 거의 없을 정도. 커브와 10㎞ 정도 구속 차이가 나는 이 공을 커브 앞 뒤에 조금씩 섞어 던지면서 KIA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변화구 타이밍을 잡지 못하도록 하는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김성현은 140㎞대 중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좌타자 우타자 가릴 것 없이 몸쪽으로 꽂아 넣었다. 날카로운 제구력과 강심장이 돋보였다. 특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과감하게 몸쪽 직구를 던진 것이 무4사구의 원동력이 됐다. 또다른 직구인 투심과 싱킹 패스트볼은 조금 아쉬웠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휘는 투심 패스트볼은 130㎞대 후반, 아래로 떨어지는 싱킹 패스트볼은 130㎞대 초중반의 구속을 형성했다. 하지만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아 KIA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아나갔다. 2회말 김주형의 1타점 2루타와 4회 차일목의 좌전 적시타 모두 투심 패스트볼이 밋밋하게 들어간 결과였다.

김성현의 미래는 밝다. 아직 데뷔 4년차에 불과한 22세 투수다. 이적 후 새로운 결정구도 찾아냈고, 몸쪽으로 직구를 꽂아 넣을 배짱도 갖고 있다. 최계훈 투수코치는 김성현에 대해 "이적 후 투구폼이나 밸런스 등 아무 것도 건드린게 없다. 던져오던 패턴을 그대로 가져가는데 오히려 더 좋아졌다. 특히 커브는 속도 변화나 낙차가 좋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투수"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마무리 송신영'이었다. 김성현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던 중 미래를 보고 점찍은 투수였다. 지금의 모습대로라면, 지난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올시즌 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처럼 생각보다 빨리 LG 마운드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김성현이 '제2의 박현준'이 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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