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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 KIA 영건들 잠재력을 펼칠 때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11-08-01 14:11

'위기는 곧 기회', KIA 영건들 잠재력을 펼칠 때다.
KIA 신인투수 홍건희가 지난 7월1일 광주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호랑이군단' 영건들, 기회를 잡아라.



지난 7월31일 광주 KIA-넥센전. 경기가 진행될수록 전광판의 KIA쪽 선수명단에는 낯선 이름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주 오랜만에 1군 경기에 얼굴을 보인 선수도 있었고, 어떤 선수는 취재진조차 낯설었다. 이준호와 김다원 홍재호, 홍건희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주전들의 잇달은 부상도미노 현상 때문에 생긴 KIA의 신풍경이다.

최근 KIA는 시즌 최대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팀의 주축 역할을 해준 선수들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매 시즌을 치르는 동안 선수들의 부상은 늘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다. 때문에 팀 코칭스태프는 부상자 관리와 부상자가 생겼을 때의 대비책을 몇 가지씩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 두명 정도가 아파서 쓰러질 때의 경우다. 최근의 KIA처럼 서너명의 선수들이 줄줄이 쓰러지면 마땅한 대비책이랄 게 나오기 힘들다.

상황을 보자. 지난 7월30일에만 벌써 세 명의 주축선수가 1군엔트리에서 빠졌다. 우선 윤석민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던 10승 용병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는 왼쪽 늑연골 염증부종 증세로 2~3주 정도는 재활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타선도 여기저기 구멍이 생겼다. 김상현은 지난 29일 광주 넥센전에서 상대 투수 김상수의 공에 얼굴을 맞아 좌측 광대뼈가 함몰됐다. 다음날 수술을 받았는데, 일단 6주 진단이 내려진 상태. 최소 8월 한 달간은 경기에 나설 수 없고, 9월 중순에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물론, 회복 속도에 따라 조기복귀도 가능하지만 이는 두고봐야 안다. 최희섭은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로 최소 2주간 재활해야 한다. 엔트리에서 빠지진 않았지만, 이범호도 허리통증 때문에 최근 이틀연속 선발제외됐다.

한 두 선수의 공백이야 백업으로 메운다지만, 이처럼 3~4명이 집단이탈하면 감독 입장에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KIA 조범현 감독은 "앞으로 15경기 정도는 5할 유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다소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안정화'를 선택한 것이다. 지금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주전들이 돌아올 때 다시 위로 치고 오르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신진급 선수들의 대거 기용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주전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이들이 잠재력을 폭발시켜 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돼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0년 KIA 신고선수로 입단한 외야수 이준호(24)는 31일 경기에 8회 대수비로 나왔다. 첫 1군 출전이다. 신인투수 홍건희도 9회에 등판했는데, 올해 두 번째 1군 경기였다. 김다원과 홍재호도 오랜만에 1군에 얼굴을 보인 선수들이다. 팀의 위기 때문에 얻은 출전기회지만, 이들이 자신의 진가를 요즘같은 시기에 보여줄 수 있다면 개인의 야구 경력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는 팀으로서도 오매불망 바라는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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