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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투수 변칙 운용의 변수들

정현석 기자

입력 2011-06-28 11:18

수정 2011-06-28 11:18

장마철, 투수 변칙 운용의 변수들
롯데 투수 고원준이 지난 23일 두산전에 불펜 등판했다.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장마철, 감독과 투수코치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날씨 상황과 예보,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선발 순서를 조정한다. 아무래도 구위가 좋은 1~3 선발이 주로 예보되기 마련. 지난 2007년 두산은 최강 용병 듀오 리오스와 랜들을 적극 활용한 '비 운용 전략'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두산의 5선발은 '리오스-랜들-비-비-비'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였다.

비가 오락가락할 때 감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전략을 짜게 된다. 상대 에이스와의 매치업이 많아지기 때문에 연승이나 독식은 쉽지 않다. 에이스가 상대 에이스에 비해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 등판 순서를 바꿔 상대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큰 경기에 맞추기도 한다.

4~5 선발급의 투구 감각 유지도 숙제다. 자칫 등판 간격이 하염 없이 길어질 수도 있다. 실전 투구를 너무 오래 못할 경우 투구 감각과 밸런스에 미세한 이상이 올 수 있다. 스케줄에 맞춰 불펜 피칭을 하지만 실전과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스윙맨의 폭을 넓혀 선발 투수가 불펜 필승조로 임시 투입되기도 한다. 때로는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해 윈-윈이 될수도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불펜 경험 여부다. 오직 선발로만 뛰던 선수의 경우 갑작스런 불펜 투입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불펜 경험을 갖춘 에이스급 투수들이 불펜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롯데 고원준이 지난 23일 두산전에 불펜으로 등판한 것과 같은 케이스다.

결국 장마철에는 경기 상황이 중요해진다. 내일 경기가 열릴지, 또 이길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일단 승기를 잡을 경우 눈 앞에 가시화된 오늘의 승리가 더욱 절실하다. 에이스의 깜짝 등판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평소와는 조금 다를 수 있는 각 팀의 불펜 변칙 운용을 지켜보는 것은 장마철 프로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될 수 있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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