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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잡는 KIA타선,스몰 테이블세터의 힘

정현석 기자

입력 2011-06-13 15:07

수정 2011-06-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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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잡는 KIA타선,스몰 테이블세터의 힘
LG 좌완 용병 주키치가 12일 군산 KIA전에서 3이닝 동안 7안타로 5실점한 뒤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듯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LG는 12일 군산 KIA전에 앞서 내심 1위 도약을 노렸다.



1위 SK와 승차 없는 2위. 비록 KIA 선발이 에이스 윤석민이었지만 활화산 타선이 물이 올랐기에 기대를 접지 못했다. 윤석민에 맞설 LG 선발 역시 용병 에이스 주키치였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KIA전 3연승을 통한 1위 도약의 꿈은 경기 초반 일찌감치 가물가물해졌다. 믿었던 주키치가 3이닝만에 7안타 5실점(4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졌기 때문.

KIA 타선이 '에이스 용병 킬러'로 떠오르고 있다. 내노라하는 용병 투수이 KIA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용병 잡는 KIA 타선. 실태와 이유를 살펴보자.

▶용병 투수 vs KIA 타선=5승14패, 방어율 6.16

주키치는 올시즌 KIA전 2경기에서 9이닝 동안 17안타 1볼넷으로 10실점(9자책)을 했다. 2전패에 방어율이 가장 안좋은 9.00이다. 리즈는 4경기에서 2승2패를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5.73으로 롯데전(8.31)에 이어 두번째로 좋지 않다.

두산이 자랑하는 장신 용병 니퍼트도 KIA전 3경기에서 1승2패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방어율은 3.60으로 SK전(5.85)에 이어 두번째로 좋지 않다.

넥센 에이스 나이트 역시 KIA전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에 5.06의 방어율로 부진했다. SK 용병 에이스 글로버도 KIA전 2경기에서 올시즌 2패를 모두 당했다. 방어율 4.15.

삼성 카도쿠라 역시 KIA 타선의 예봉을 피하지 못했다. 올시즌 첫 KIA전에서 무려 8실점(1자책, 방어율 4.50)을 한 뒤 2이닝만에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롯데 사도스키는 2경기에서 1패에 방어율이 무려 9.95에 달한다. 같은 팀 동료인 코리도 3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3타자 연속 홈런 포함, 15안타로 7실점(6자책)으로 뭇매를 맞았다.

KIA 타선을 상대로 한 7개 구단 용병 투수 12명의 올시즌 성적은 5승14패, 방어율 6.16이다.

▶이용규-김선빈, 좌-우 스몰 테이블세터의 힘

KIA 조범현 감독은 강력한 에이스급 용병 투수들과의 일전을 앞두고 농담으로 "자기(용병 투수)들이 알아서 할거야"라고 말하곤 한다. KIA 타선이 상대투수를 압도할 정도라기 보다는 상대 투수 스스로 무너진 경기가 많았던 점을 빗댄 이야기다.

실제 KIA를 상대하는 용병 투수들은 초반에 무척 고전하곤 한다.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원인은 바로 이용규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좌-우 스몰 테이블세터'의 교란 작전에 있다.

이용규 김선빈은 그동안 KIA 타선을 사실상 이끌어온 주역들이다. 그런데 키가 작다. 신장에 맞춰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진다. 게다가 커트 플레이까지 잘 해낸다. 좌-우 지그재그로 등장해 악착같은 승부를 펼치며 진을 뺀다. 1회부터 상대 용병 투수들은 피곤한 두 명의 악바리들과 볼카운트 '사투'를 벌여야 한다. 지난 10일 LG전 5회 리즈를 상대로 8개의 파울을 날리며 13구 승부를 펼친 이용규는 12일 주키치와의 1회 첫 타석에서도 10구 승부를 펼치며 두 용병의 신경을 잔뜩 긁어놓았다.



타석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들을 출루라도 시켜 주자를 만들어주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1루에서 교묘한 스킵 동작으로 신경을 건드린다. 니퍼트 주키치 리즈 등 한국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용병 투수들은 퀵모션에 약점이 있다. 뛸듯 안 뛸듯 신경을 거스르게 하는 두 빠른 주자들을 신경쓰면서 KIA의 최고 해결사로 떠오른 이범호와 상대해야 한다.

니퍼트는 KIA전에서만 올시즌 6개의 폭투 중 절반이 넘는 4개를 기록했다. 같은 팀 페르난도 역시 올시즌 3개의 폭투 중 2개를 KIA전에 범했다. LG 리즈도 올시즌 4개의 폭투 모두가 KIA전에서 쏟아져 나왔다. 롯데 사도스키도 올시즌 유일한 폭투를 KIA전에 기록했고, SK 글로버 역시 상대 팀 중 가장 많은 2개의 폭투를 KIA전에 범했다.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눈여겨봐야할 기록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KIA 테이블세터의 영점 교란 작전. 용병 투수를 상대로 펼치는 이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KIA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요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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