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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봉인-마니또까지' 반등 위한 노장의 안간힘, 반등 언제쯤[수원 리포트]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2-26 17:53

수정 2021-12-26 21:30

'버럭 봉인-마니또까지' 반등 위한 노장의 안간힘, 반등 언제쯤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2.26/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확실히 나 자신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난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66)은 부임 후 자신을 이렇게 돌아봤다.

81개월 만에 V리그 코트로 돌아온 김 감독은 마치 딴 사람과 같다는 평가. 남자부 사령탑 시절 격한 제스쳐와 호통을 아끼지 않는 열정적 지도로 유명했던 그의 모습은 기업은행에서 자취를 감췄다. 득점이 나올 때마다 기쁨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는 여전하지만, 승부처나 팀이 열세인 상황에선 최대한 목소리 톤을 낮추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극심한 내흥 속에 무너져가던 기업은행은 김 감독 부임 후 경기력을 조금씩 끌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 김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지내고 있는 딸이 TV중계를 보고 '너무 성질 죽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연락을 하더라"고 웃었다.

이런 노력은 코트 바깥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김 감독은 25일 성탄절을 맡아 선수들과 마니또 게임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 산타나를 뽑은 김 감독은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스윗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코트의 열혈 승부사로 통했던 그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장면. 김 감독은 "처음 해봤는데 유쾌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 팀에 부임한 뒤 선수들이 (내게) 선입견을 품지 않을까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며 "우선 선수들을 편안하게 하면서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업은행은 선두 현대건설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1, 2세트 초반엔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중반 이후부터 자신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3세트에서도 반등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코트 바깥에서 바라보는 김 감독 입장에선 속이 탈 만했다. 3세트 중반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자 작전타임을 부른 김 감독의 목소리 톤이 다소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패배로 기업은행의 연패 부진은 5경기째로 늘어났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보신대로 부족한 점이 여러 가지 있다. 외국인 선수가 빠져 있었고, 앞선 경기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들이 다소 힘들어 하는 모습도 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노력하려는 모습도 엿보인다"며 "강팀들과 잇달아 맞대결하지만, 선수들과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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