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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했지만 '파리아스 매직'은 아직 살아 있다

2009-11-29 18:57

◇'파리아스 매직'이 성남을 막지 못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성남에 승리를 내준 뒤 입맛을 다시고 있다. <포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제는 FIFA 클럽월드컵이다."

 전광판에 찍힌 스코어를 확인하지 않고, 후반 경기를 봤다면 포항의 0대1 패배가 믿겨지지 않았을 것 같다. 포항의 트레블(한시즌 정규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 꿈이 허망하게 빗물에 씻겨 내렸다.

 포항 팬들은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패한 29일 성남전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사상 첫 트레블에 대한 기대가 컸고, 그만큼 승리에 대한 확신이 컸기에 더욱 그렇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아쉬움을 곱씹으며 그라운드에 드러누웠고,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포항 선수들의 얼굴을 때렸다.

 그러나 빗속에서 목이 쉬도록 포항을 응원한 1만6854명의 팬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힘찬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하며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찬사를 보냈다. 그만큼 올해 포항은 팬은 물론, K-리그에 강렬한 자부심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라고는 수비수 김형일 밖에 없는 포항. 빅클럽에 비해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올시즌 피스컵 코리아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 포항이 부진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빛나는 성적이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초보 감독에게 패했다고 해서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았다. 신태용 감독의 새로운 매직이 탄생했다"고 했다. 비록 대기록 달성에 실패한 아쉬움이 컸지만 상대 감독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파리아스 감독의 가슴 속에는 다른 매직이 살아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선 포항은 12월10일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개막하는 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대표로 출전한다. 아프리카와 남미, 유럽의 최고 팀들과 겨뤄볼 기회다.

 파리아스 감독은 "어렵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클럽월드컵 첫 경기까지 시간이 좀 있는데 그동안 전열을 잘 가다듬겠다"고 했다.

 포항 프런트는 "파리아스 감독이 바르셀로나와 붙어보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일정상 포항이 바르셀로나와 만나려면 결승전에 진출해야 한다.

 < 포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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