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EPL 4총사' 박지성-이청용-설기현-조원희, 모두 결장...왜?

2009-11-29 16:32

 허정무호 코칭스태프는 한국에 있지만 주말이면 늘 그들의 눈과 귀는 유럽을 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안테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주로 맞춰져 있다.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코리안 EPL 4총사들은 나란히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다. 맨유 박지성, 볼턴 이청용, 풀럼 설기현, 위건 조원희 모두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맨유는 포츠머스 원정에서 4대1의 대승을 거뒀다. 풀럼과 볼턴은 1대1로 끝났고, 기대를 모았던 설기현과 이청용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위건은 홈에서 선덜랜드를 1대0으로 꺾었다. 소속팀들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의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빅리거 4총사… 주말 '실종'사건
루니 해트트릭 - 긱스 100골 … 그러나 지성은 없었다
선발 기대했던 이청용마저 몸만 풀고… 설기현도 벤치
더 살벌해진 주전경쟁 … 줄어든 기회 반드시 낚아채야

 ▶살벌한 주전경쟁

 박지성과 이번 시즌이 처음인 이청용을 빼면 한국 프리미어리거들의 잦은 결장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들은 세계 최고리그 중 하나인 EPL에서 냉혹한 주전경쟁에 시달린다.

 잘 버텨준 박지성까지 올해 유독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포츠머스전에서 왼쪽측면 미드필더로 올해 '회춘'한 노장 라이언 긱스를 선발로 출전시켰다. 퍼거슨이 체력 안배를 해주는 긱스는 1골-1도움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루니와 함께 대승을 이끌었다. 박지성의 경쟁자는 긱스 뿐아니라 나니, 오베르탕 등 한둘이 아니다.

 이번 시즌 일찌감치 두 골을 터트린 이청용은 선발 출전이 기대됐지만 무산됐다. 이청용 대신 비슷한 스타일의 코헨(이스라엘)이 선발로 출전했다. 볼턴 감독은 후반 동점골을 내준 후 몸을 풀던 이청용 대신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마크 데이비스를 조커로 투입했다.

 이번 시즌 거의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설기현도 벤치만 지키다 들어왔다. 설기현의 미드필더 자리에는 졸탄 게라, 조나단 그리닝, 사이먼 데이비스 등 선수들이 넘쳐 난다. 최근 임대를 추진중인 조원희도 디아메와 토마스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여전히 아시아 선수는 비주류

◇설기현
 류택형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에이전트에 따르면 EPL 감독들의 정서는 아직도 아시아 출신 선수들을 신뢰하지 않는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실력이 월등하거나 지속적으로 공격포인트(골, 도움)을 기록하지 않는 한 주전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원희(정규리그 3경기 출전)를 뺀 나머지 박지성(3경기 출전) 이청용(9경기 출전 2골) 설기현(2경기 출전)의 포지션이 공교롭게도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려줘야 빛이 나는 자리다. 그런데 이청용을 뺀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 공격포인트가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감독들은 다른 카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허정무 한국 A대표팀 감독이 EPL 4총사를 고정적으로 소집하는 것과 달리 EPL 감독들은 성적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주지 않는다. 순위싸움이 심해지는 리그 후반부로 갈수록 더 기회를 잡기 힘들어 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남아공월드컵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허정무호에서 프리미어리거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들이 벤치만 지킬 경우 한국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