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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 그들을 벗긴다] ②스페인 : 월드컵 첫 우승을 열망한다

2009-11-20 12:33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해 무늬는 화려했다. 하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것이 '무관의 제왕'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더 이상 종이 호랑이가 아니다.

 지난해엔 유로 2008 챔피언에 오르며 44년 만에 '세월의 오명'을 씻었다. 특히 2010년 남아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서도 10전 전승을 기록하며 '무적함대'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스페인은 남아공월드컵에서 브라질과 더불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과연 이 상승세가 월드컵에서도 이어질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은 월드컵 때마다 뒷심 부족으로 고비에서 땅을 쳤다. 최고 성적이 59년 전인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4위였다. 유로 2008 이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스페인 축구의 얼굴 델 보스케 감독과 그의 아이들은 월드컵 첫 우승을 열망하고 있다.

조직력-패싱-골 결정력 '무적함대'
섬세+파워 축구 환상 조화…작년 유로 2008 챔프 올라 'V 워밍업'


사비-비야-토레스-알론소 등 '유럽 에이스' 총집합

 ▶황금세대의 화려한 진용

 빈틈이 없다. 외부의 적에 앞서 내부 주전 경쟁을 먼저 걱정할 정도로 스페인의 진용은 역대 최강이다. 황금세대다.

 최전방의 다비드 비야와 토레스, 후안 마타, 중원의 파브레가스, 사비, 이니에스타, 알론소, 세냐, 실바, 카졸라, 부스케츠, 리에라, 수비라인의 푸욜, 알비올, 카프데빌라, 라모스, 피케, 수문장 카시야스 등 그야말로 유럽 축구의 에이스들이 포진해 있다.

 유럽지역예선 10경기에선 4-1-4-1(3경기), 4-4-2(5경기), 4-2-3-1(1경기), 4-3-3(1경기) 카드를 번갈아 꺼내들며 변화무쌍한 전술 운용 능력도 과시했다. 유럽 축구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흠이 없는 진용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다 스페인은 지난 6월 남아공에서 벌어진 월드컵 전초전인 컨페더레인션스컵에 출전해 현지 적응도 어느 정도 마쳤다. 월드컵 우승에 근접해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남미+유럽 축구=조직력

 스페인 축구 최대의 힘은 조직력이다. 섬세한 남미 축구와 선이 굵은 축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실 스페인은 유럽에 위치해 있지만 남미 축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순혈주의로 인해 대부분의 키플레이어들이 스페인 무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 불문율은 깨졌다. 파브레가스(아스널)와 토레스(리버풀) 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면서 유럽 축구의 강점들이 자연스럽게 접목됐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은 8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이다. 사비, 비야, 토레스, 알론소 등이 80~81년 생이다. 이들이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하지도 5년이 훌쩍 넘었다. 기술에다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스페인 바람'의 원천이 됐다.

 ▶패스의 힘과 탁월한 골 결정력

 파브레가스, 사비, 이니에스타 등의 특징은 뛰어난 패싱 능력이다. 이들이 볼을 잡으면 물 흐르듯 패스가 이어진다. 평균 패스 성공률이 80%가 넘는다.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끊기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공간이 생기고 볼 점유율도 높아진다.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의 날카로운 스루 패스가 쏟아지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탁월한 골 결정력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지역예선에서 스페인의 경기당 평균골은 2.80골(28골)이었다. 스페인이 뜨면 매경기 3골 가까이 넣는다고 보면 된다.

 흥미로운 점은 해결해야 할 선수가 골을 넣는다는 것이다. 다비드 비야는 7골을 터트렸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보니 경기는 쉽게 풀릴 수 밖에 없다.

 수비라인의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 세냐를 축으로 포백의 푸욜, 알비온, 라모스, 카프데빌라, 피케 등이 견고한 벽을 구축하고 있다.

 이상적인 팀으로 변모한 스페인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어떤 그림을 그릴까.

 <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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