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김학범 전 성남 감독, "기현이 덕분에 선진축구 잘 보고 있어요"

2009-11-18 14:24

◇김학범 전 감독
 18일(한국시각) 축구대표팀이 세르비아전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데 낯 익은 인사 한 명이 풀럼의 홈구장 크레이븐 코티지에 나타났다. 두툼한 점프를 입은 김학범 전 성남 감독이었다. 지난해 11월 성남 지휘봉을 놓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축구공부를 하고 있다. 올초 3개월간 브라질을 다녀왔고,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네덜란드를 거쳐 영국으로 왔다. 김학범 전 감독은 3년전 명지대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을만큼 공부하는 지도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하나같이 접근하기가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한데 김 전 감독은 풀럼의 훈련 내용을 죄다 보고 있다. 다 설기현(풀럼) 덕분이다. 몇 주전 영국에 온 김 전 감독은 설기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풀럼의 훈련 내용을 보고 싶으니 로이 호지슨 풀럼 감독에게 부탁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부임한 호지슨 감독은 설기현과 사이가 별로다. 설기현은 호지슨 감독이 온 뒤로 경기에 거의 뛰지 못했다. 사우디리그 임대후 팀에 복귀를 해도 여전히 찬밥 신세다.

 그렇지만 설기현은 축구계 선배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의외로 호지슨 감독이 훈련참관을 허락했다. 프리미어리그팀이 외부인에게 자신들의 훈련을 공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김 전 감독은 "기현이에게 큰 빚을 졌다.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전 감독은 K-리그를 향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중국, 일본 등 한국축구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나라들도 프로리그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축구도박이 문제지만 팬들의 열정은 한국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김 전 감독은 승강제를 꼽았다. 리그 승강제가 빨리 자리를 잡아야 구단과 축구인 모두 긴장감을 갖고 리그를 치른다는 얘기다. 김 전 감독은 "팬들을 위해서도 리그 승강제가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강제는 내셔널리그팀 상위팀은 K-리그로 진출시키고, K-리그 최하위권팀은 내셔널리그로 강등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수 년전부터 본격 논의가 됐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 런던=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