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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스윙스피드 측정. 박재상 144㎞로 1등

2009-11-18 14:24

고지 훈련 SK 선수들 스윙스피드 대결… 박정권 2위

 투수도 아닌 타자들 사이에서 스피드 경쟁이 붙었다.

 고지 마무리훈련에 참가 중인 SK 타자들 사이에서 스윙 스피드 대결이 펼쳐졌다. 보통 타자들의 스피드 대결이라고 하면 베이스간 달리기 기록이 전부였다. 스윙스피드가 빠르다, 느리다는 평가는 있었어도 투수들의 구속처럼 정확하게 수치로 뽑아내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무리훈련에 초빙된 일본인 타격 인스트럭터가 최초로 SK 타자들의 스윙스피드를 측정했다. 이 측정방법은 '야신' 김성근 감독에게조차 생소한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SK 타자 중 스윙스피드가 가장 빠른 선수는 박재상이었다. 배트의 헤드 회전속도가 시속 144㎞로 측정돼 왠만한 투수들의 직구스피드만큼 나왔다. 2위는 포스트시즌 맹활약했던 박정권. 두 선수 모두 배트 스피드만으로는 일본의 정상급 타자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타격 인스트럭터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두 선수의 타격을 보면 이런 측정이 신뢰가 간다. 박재상의 경우 주위에서 올시즌 타격 매커니즘이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김 감독으로부터 배운 찍어치는 듯한 궤적으로 헤드부분이 크게 돌지 않아 정확도가 높고 중심이 안정된 상황에서 엉덩이와 허리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몸쪽 공 공략에 능하다. 시즌 내내 캐넌히터 김재현에게 질문을 거듭하며 조금씩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원조 캐넌히터 못지않은 직선타구로 장타를 많이 쏟아냈다. 테이블세터인 2번타순에 고정돼 있으면서 팀내 최다 타점인 81개를 쓸어담을 수 있었던 이유다.

 팀내 홈런왕(25개)에 이어 포스트시즌 스타로 떠오른 박정권 역시 두산 임태훈 킬러라는 별명에서 보듯 150㎞에 가까운 직구 공략에 능하다. "빠른 공에 오히려 타이밍이 잘 맞는다"고 할 정도로 스윙스피드에 자신이 있던 박정권은 실제 측정에서도 최고수준임을 뽐냈다.

 스윙스피드가 만능은 아니다. 일단 투수가 던진 구질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자신의 타격'존'에 들어오는지 판단할 수 있는 눈과 머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스윙스피드가 빠르면 빠를수록 공을 끝까지 보고 소위 '공을 배꼽 아래에 멈춰놓고 치는' 기술이 가능해 정확한 타격과 함께 장타를 뽑아낼 수 있다. 만능은 아니지만 최고타자가 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김 감독은 "수치로 정확하게 나오는 건 몰랐다. 나는 투수진 가르치느라 현장을 못 봤는데 재상이가 1등을 했다더라"며 껄껄 웃은 뒤 "김재현이 그동안 최고 빠르다고 하지 않았었나. 다음에 다 모이면 한 번 모두 측정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측정을 시도한 타격 인스트럭터는 박재상, 박정권이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던 스타출신이 아니라는 것에 더 놀랐다고 한다. '폭발적인 스윙스피드도 다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김 감독이 진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 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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