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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PS 첫 8이닝' 로페즈의 쾌투가 값졌던 이유

2009-10-17 10:18

 똘똘한 선발 투수가 얼마나 팀에 도움이 되었는가를 알려준 경기였다. 12년 만에 한국 시리즈 무대를 밟은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34)의 호투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웃음을 지었다.

 로페즈는 지난 16일 홈 구장인 광주 무등 경기장서 열린 SK와의 한국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윤석민(23)과 로페즈를 놓고 1차전 선발 카드를 고민하던 조범현 감독은 결국 로페즈에게 '기선 제압' 의미가 강한 1차전을 맡겼던 것.

 결과는 성공이었다. 로페즈는 8이닝 동안 122개(스트라이크 75개, 볼 47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6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3개)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팀은 8회말 터진 이종범(39)의 결승 우전 적시타와 김상훈(32)의 쐐기타에 힘입어 5-3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의 8이닝 투구는 2009 포스트 시즌 들어 가장 긴 이닝 소화였다. 지난 9월 29일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롯데 선발 조정훈(24)이 7⅔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것이 한국 시리즈가 치러지기 전 선발 투수가 1경기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기록이다.

 이는 앞으로 KIA 투수진 운용에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던 경기다. 1차전서 로페즈의 바통을 이어받은 잠수함 유동훈(33)은 싱커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추며 올 시즌 SK를 상대로 8경기 3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0의 쾌투를 펼쳤으나 연투가 어렵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다혈질 투수로 알려진 로페즈가 만약 초반 타선 불발에 낙심해 경기를 그르쳤다면 이는 계투진의 과부하로 연결될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서 두산이 취약한 선발진으로 인해 임태훈(21)-고창성(25) 등 계투진의 피로도 증가가 이어진 것이 초반 2연승을 거두고도 3연패로 낙마한 요인이 되었음을 감안했을 때 로페즈의 16일 쾌투는 더욱 의미가 컸다.

 경기 후 로페즈는 "최대한 편안하게 던지려고 노력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잡는데 노력했고 큰 경기에 나름대로 많이 서본 만큼 편하게 하려 했다"라며 "완투 욕심은 없었으나 상황은 분명 가능했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감독의 뜻에 따랐다"라는 말로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음을 이야기했다. 최고 146km에 이른 싱킹 패스트볼 등 주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좋은 경기 내용으로 이어진 것.

 KIA는 올 시즌 선발로 12승을 올린 좌완 영건 양현종(21)을 한국 시리즈서 계투 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단기전 첫 경기서 상큼하게 테이프를 끊은 로페즈의 활약이 윤석민-릭 구톰슨(32) 등 다른 선발 주축들의 호투를 연이어 이끌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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