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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는 김경문-김성근 감독의 족집게 예언 시리즈

2009-10-14 14:39

 3년째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SK와 두산. 서로 눈빛만 봐도 안다.

 어지간한 선수들도 이 정도니 양 팀 사령탑은 어떨까? 상대 전력과 그에 맞서는 자신의 팀 전력, 모두 훤하게 꿰고 있다. 이렇다보니 예상이 척척 들어맞고 있다. 거의 점쟁이 수준이다.

 플레이오프의 색깔을 '예언 시리즈'로 덧칠해 가고 있는 양 김 감독. 그들이 풀어놓은 족집게 예언들의 실현 여부를 추적해봤다.

'신통' 경문… '방통' 성근…
"고영민-세데뇨 맹활약" 거짓말처럼 딱 들어맞아
"김현수는 다치면 더 잘해" 5차전 솔로 증명

◇김경문 감독 ◇김성근 감독
 ▶시리즈는 3승2패는 공동 예언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예상 승패에 양 팀 감독은 약속이나 한듯 입을 맞췄다. 3승2패. 그나마 5차전조차 한번에 끝나지 않았다. 제일 쉬운 예상이었지만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두산 2연승으로 모두 어긋난 예상이라 생각했던 결과였다.

 ▶족집게 김경문 감독

 후배 감독이지만 예언 적중률은 김경문 감독이 높았다. 예상만 하면 척척 맞아 떨어졌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 키플레이어로 고영민을 꼽았다. 1차전을 앞두고서는 다시 한번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확인까지 했다. 취재진의 의아한 눈길이 극심한 감기 몸살로 고생하던 고영민에게 쏠렸다. 하지만 고영민은 4경기서 1-2-3점 홈런을 차례로 날리며 '고영민 시리즈'로 만들었다.

 2차전에 김 감독의 예언이 또 나왔다. 전날 구원투수로 나와 컨트롤 난조를 보였던 선발 세데뇨였다. 김 감독은 취재진의 우려에 "혹시 알어? 세데뇨가 5회까지 긁어줄지?"라며 빙긋 웃었다. 실제 세데뇨는 5이닝 3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데뷔 후 최고 피칭.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침묵하던 김경문 감독은 5차전에 앞서 또 한마디 했다. "오늘은 김현수 김동주 중 홈런이 나오면 이겨." 이 둘은 4차전까지 합계 26타수 3안타, 무홈런, 1타점의 빈타에 허덕이던 중이었다. 하지만 실제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바로 솔로 홈런을 날렸다. 김 감독으로선 비로 쓸려간 이 홈런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김경문 감독의 예언 비결은 사실 선수의 현재 컨디션을 캐치하는 탁월한 눈썰미에 있다.

 ▶상대 예언의 달인 김성근 감독

 4차전 결승타가 된 7회 박정권의 2루타를 점프해서 잡으려던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펜스에 부딪히는 순간, 김성근 감독은 슬며시 걱정이 앞섰다. 경기 후 후일담. 김 감독은 취재진에게 "부진했던 김현수가 펜스에 부딪힌 이후 힘이 빠져 타격페이스를 찾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김현수는 농담처럼 "저는 아파야 잘해요"라며 부상 우려를 일축했다. 그리고 난 뒤 노게임이 된 5차전에서 선제홈런을 치며 김 감독의 우려를 현실화 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경기 취소 후 "이번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타이밍이 맞은 타구였다. 아마 비가 와서 감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급히 견제에 나섰다. 미묘한 심리 전쟁. 그 결과는 어땠을까?

 <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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