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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김경문, 닮은 듯 다른 불펜 운용법

2009-10-13 13:50

두산 : 임태훈 구원진 핵 기용 - S K : 투수 컨디션 따라 출격

 플레이오프가 4차전까지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이 과정에서 SK 김성근 감독과 두산 김경문 감독은 닮은듯, 다른 불펜 운용법을 선보였다.

 두 팀 모두 초강력 선발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 거의 매경기 불펜에서 승부가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게 끊어가는 김성근 감독의 패턴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런데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김경문 감독도 발빠른 투수교체로 성과를 거뒀다. 한때 2연패에 몰렸던 김성근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 나보다 투수교체가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적어도 타이밍에 관해선 두 감독 모두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도 정규시즌에 비하면 한결 판단이 빨라진 느낌이다.

 근본적으로는 다르다. 김경문 감독의 불펜 운용은 어찌보면 정규시즌 때 삼성 선동열 감독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삼성은 올해 리드 혹은 박빙 승부에서 불펜의 핵인 정현욱이 등판하는 시점을 잘 잡는 게 마운드 운용의 핵심이었다. 비슷하게, 김경문 감독은 모든 불펜 운용을 임태훈 등판 시점에 맞춘다. 불펜의 움직임이 임태훈을 기준으로 앞뒤에서 떠받치는 모양새가 기본이다.

 2차전 6회 SK 김재현 타석때 임태훈이 등판한 게 대표적인 케이스. 김경문 감독은 그후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장 강한 투수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날은 성공했다.

 하지만 4차전에는 임태훈을 내려야 할 타이밍에서도 밀어붙였다가 결국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김경문 감독은 가장 믿는 투수에게 가장 큰 임무를 맡긴다는 생각이 기본이 된다.

 김성근 감독은 어느 한 투수를 메인 축으로 고정하지 않는 게 특징이었다. 짧게짧게 끊어가다가 그날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판단되는 투수에게 길게 던지도록 한다. 왼손 핵심전력인 이승호가 2차전에선 ⅓이닝, 4차전에선 3⅓이닝을 던진 게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이번엔 데이터 보다는 흐름에 맡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흐름에 맡긴다는 건 미리 계산된 방식 대신 경기중 구위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야구는 결과론이다. 각자의 색깔과 스타일은, 이겼을 때 효과적인 것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적어도 4차전까지는 두 감독은 팽팽했다.

 <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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