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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삼성 가드 강 혁의 사연을 들어보니

2009-09-23 13:40

 중국 란저우에서 전지훈련 중인 삼성 선수들 가운데 마음고생에서는 몇배로 힘든 선수가 따로 있다. 가드 강 혁(33)이다.

 대놓고 말은 못한다. 천성이 그렇다. 게다가 선수단 모두 변변한 편의시설이 없는 중국 변두리에서 ABA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 중인 터라 티를 낼 수가 없다.

 강 혁은 다른 삼성 구단 11명의 선수들에 비해 입장이 좀 다르다. 결혼한 지 1개월 남짓 지난 새신랑이다. 강 혁은 지난달 8일 경희대 한국무용학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인 배수을씨(30)과 결혼했다. 경기도 용인 삼성 구단 클럽하우스 인근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릴때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아내 배 씨는 전임교수 자격을 얻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 터라 신혼의 재미를 만끽할 겨를이 없었다. 남편이 팀 훈련을 끝낸 뒤 녹초가 돼 귀가하더라도 아내는 공부를 하느라 새벽 4시까지 책상을 지키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 혁은 "밤새 공부를 하다가도 내가 훈련하러 나간다면 아침을 챙겨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도 잠시. 이번 전지훈련 때문에 생이별을 하는 중이다. 강 혁은 "결혼하고 나서 첫 외박이자 장기간 떨어져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중인 새색시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다가 1주일간 중국에 머물게 된 강 혁은 혼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아내가 내심 걱정이다. 게다가 휴대폰도 잘 연결되지 않아 방을 함께 쓰고 있는 후배 서동용의 휴대폰을 빌려쓰고 있는 중이다. 하루 두 세번 통화하자니 요금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서동용에게 미안한 나머지 따로 돈을 주기로 했단다.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혼자서 무거운 짐을 들다가 허리를 다쳤다고 하니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새신랑 강 혁은 삼성의 중국 전지훈련에서 동료 선수들보다 훨씬 가혹한 '고통'과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그저 "나도 허리 때문에 고생했는데, 빨리 보살펴주고 싶다"는 말을 할 뿐이다.

 < 란저우(중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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