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박정권, SK '우익선상' 지켜낸 '완소맨'

2009-09-23 09:11

 '뉴 승부사' 박정권(28)의 포지션은 무엇일까.

 이에 팀 선배 투수 정대현(31)은 "우익선상"이라고 정의 내려버렸다. '만약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이 오르면 어떤 포지션에 있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박정권이 "1루수라고 하기엔 그렇고 그렇다고 우익수라고 하기엔 딱히..."고 어정쩡한 표정을 짓자 지체없이 던진 재치있는 말이었다.

 정대현의 말처럼 박정권은 올 시즌 1루수와 우익수로 '우익선상'을 지켰다. 1루수로 나선 경우가 좀더 많았지만 두 포지션을 거의 비슷하게 맡았다.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멀티 포지션이 익숙해졌지만 올해처럼 거의 비슷하게 두 포지션을 오간 경우는 없었다. 더구나 풀시즌은 처음이었다.

 올 시즌에 앞서 SK의 구멍은 우익수와 1루수라고 지적됐다. FA를 통해 LG로 옮긴 우익수 이진영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뿐만 아니라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1루 수비가 완전하지 못한 이호준의 몫까지 해냈다. 기대 이상으로 심각해 보였던 '우익선상'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준 데 대해 김성근 감독도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다. 고맙다"며 박정권의 이름을 직접 언급할 정도였다. 박정권도 "정말 힘들다"고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감독님이 찾으시니 안나갈 수 없다"며 특유의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타자로도 8개의 결승타를 날려 박재홍(10개) 이호준(9개) 박재상(8개) 등과 팀에 가장 크게 공헌했다. 22일 현재 2할6푼8리의 타율로 후반기 들어 잠시 주춤하지만 그동안 큰 기복없이 제 몫을 다했다. 22홈런으로 팀내에서 가장 많은 대포를 쏘아올렸다.

 박정권은 올 시즌 톱타자를 제외하고 2번부터 9번타자까지 모두 경험했다. 최근에는 붙박이 6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22일 문학 삼성전에서도 선발 1루수 겸 6번타자로 나와 3회와 6회 연타석 쐐기 솔로아치로 삼성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았다.

 덕분에 SK는 선두 재탈환 희망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선두 KIA가 '매직넘버 1'만 남겨둬 사실상 페넌트레이스 1위는 힘들어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SK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박정권은 경기 후 "하나도 치기 어려운 홈런을 두개나 쳤다. 남은 경기가 더 중요한 만큼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있기에 두 개의 홈런을 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박정권은 "팀이 전승하면서 우승할 가능성이 1%라도 남아 있어 매타석 집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작년까지는 경기에 자주 못나와 들쑥날쑥 했다. 올해는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경험이 많이 쌓였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볼배합이나 경기감각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또 "작년에 부러졌던 정강이 때문에 여름까지는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생했다"며 심각한 표정을 짓다가도 "결혼 후 아내가 많이 챙겨준다. 장모님께도 감사한다"고 말할 때는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우익선상'을 혼자 지켜낸 'SK의 완전 소중한 남자' 박정권이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