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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의 '변화', 그리고 '책임감'

2009-09-19 12:52

 "싱커가 아니라 투심이었다. 커브 구사 비율도 조금 높였다".

 '환골탈태'는 아니었으나 자신이 가진 무기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 투구가 무실점 투로 이어졌다. '써니' 김선우(32.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단과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김선우는 18일 잠실 한화 전에 선발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96개(스트라이크 60개, 볼 36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7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0경기의 승리 투수가 되었다. 자신의 2009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이 될 수 있던 경기서 호투하며 김선우는 올 시즌 성적 11승 9패 평균 자책점 4.85(19일 현재)를 기록했다.

 경기 도중 김선우의 투구를 지켜보던 유필선 전력분석팀 대리는 "포심 패스트볼 일변도가 아닌, 몸쪽 싱커와 커브를 적절히 섞어던지면서 집중타 허용을 피했다. 직구 구속이 평소보다 낮기는 하지만 1선발이 어떻게 던져야 하는 지 보여주는 투구다"라며 김선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김선우의 몸쪽 공은 오른손 타자 안쪽을 향해 예리하게 떨어지며 맥을 못 추게 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에 그쳤으나 슬라이더, 투심이 그에 못지 않은 위력을 뽐냈다.

 경기 후 유 대리의 칭찬을 전하자 김선우는 웃으며 "싱커라기보다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라며 투구를 자평했다. 실제로 오른손 투수의 싱킹 패스트볼과 투심은 모두 시계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심의 움직임이 좋을 때는 싱커의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뒤이어 그는 "초반 포심이 던지고자 하는 곳으로 꽂히지 않아 안타를 내줬다. 그런데 초반 포수 용덕한(28)과 이야기를 한 결과 '몸쪽 투심이 괜찮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커브도 적절히 섞자'라는 전략이 나왔다"라며 포수의 공을 높이 샀다.

 3위(70승 2무 55패, 18일 현재) 두산은 롯데와 삼성 두 팀 중 한 팀을 준플레이오프 파트너로 기다리고 있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1선발로 확정된 김선우인만큼 양 팀 중 어느 팀이 올라오는 것이 편한 지, 그에 대한 대처법을 강구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올 시즌 양 팀에 모두 약했다.(롯데 전 4경기 2승 2패 평균 자책점 5.64, 삼성 전 5경기 1승 1패 평균 자책점 6.27) 그래서 따로 어느 팀이 올라와야 편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많아 난타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투를 줄이고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공략하는 제구에 힘쓸 것이다".

 김선우는 제 기량에 대한 자부심이 큰 동시에 팀 공헌에 대한 책임감 또한 대단한 투수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3팀 중 가장 취약한 선발진을 지녔다는 악평을 듣고 있는 두산 1선발 김선우에게 그에 대해 물어보았다.

 "지난해 기대를 모으며 입단했을 때부터 내가 줄곧 선발진을 이끌어야 했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겪었던 뼈아픈 경험들을 교훈 삼아 이제는 내가 두산 선발진을 이끌겠다".

 패스트볼 일변도 투구로 인해 높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팬들로부터 비아냥 섞인 쓴소리를 듣기도 했던 김선우. 그동안 패스트볼 위주의 빠른 대결을 고수하다 살짝 돌아 들어가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무실점 쾌투를 펼친 그가 가을 잔치서 팀이 원하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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