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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박태환 로마 쇼크 그후 50일

2009-09-18 14:01

'마린보이' 초심으로 돌아갔다
선수촌 특별대우 없고 전담팀원-밴도 사라져
해외여행 취소…월~토 새벽부터 훈련 또 훈련

◇박태환이 이탈리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졸전으로 충격을 던진 지 벌써 50일이 지났다. 박태환은 요즘 1주일의 대부분을 태릉선수촌에서 보내고 있다. 그를 지켜보고 있는 관계자들은 "박태환이 성숙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스포츠조선DB>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이 '로마 쇼크'를 당한 지 벌써 50일이 지났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의 올림픽 첫 금을 딴 그는 지난 7월말 이탈리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더 포로 이탈리코 수영장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주종목 400ㆍ200m와 1500m 세 종목 중 하나도 결선에 오르지 못하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귀국했던 박태환. 로마 대참사 이후 지난 50일 동안 그는 자세를 낮췄다.

 지난달 16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그는 이제 특별 대우를 받지 않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영웅이 되고 로마에서 무너지기 이전까지는 매우 튀는 대접을 받았다. 다른 국가대표들이 선수촌에서 숙식할 때도 혼자 선수촌, 집, SK텔레콤 전담팀 사무실, 서울 강남의 피트니스센터를 오갔다. 그는 전담팀원 3명과 늘 함께 연예인들이 타는 고급 밴 차량을 이용했다. 전담팀원들은 박태환의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전담 체력 트레이너로부터 따로 스트레칭을 받았고, 그의 몸만 만져 주는 의무 트레이너도 있었다.

 이제는 밴이 선수촌에 들어갈 일이 없다. 박태환을 도왔던 체력ㆍ의무 트레이너도 선수촌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밴은 멈춰 서 있고, 전담 트레이너도 새 길을 찾고 있다고 한다.

 박태환은 금메달리스트가 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새벽 훈련까지 하고 외박을 나와 일요일 다시 선수촌에 들어간다. 월ㆍ수ㆍ금ㆍ토요일 1주일에 네 번 새벽 5시부터 두 시간 동안 잠깨기 수영을 한다. 그리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체력훈련과 수영훈련으로 총 4시간을 보낸다.

 노민상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할 때와 같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훈련량이 많아야 하는 1500m에 맞춰 지구력 훈련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태환 특별강화위원회 멤버인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는 "최근 선수촌에서 면담을 했다. 로마 이후 많이 바뀌었다. 선후배 대표들과 융화하려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스스로 마인드컨트롤도 하고 있고, 선수촌 생활을 즐기고 있다.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로마 참패 이전 일부 대표 선수들은 박태환에게만 제공되는 용품과 먹거리 등으로 은근히 차별을 받고 있는 것에 불만을 품었다. 박태환도 조심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박태환이 꼭 룸메이트 것도 챙긴다. SK텔레콤 전담팀의 손석배 팀장은 "태환이가 다른 대표선수들을 배려하고 눈높이를 맞추려고 한다. 자기에게만 나오는 수영복이나 먹거리 등도 추가로 챙겨서 나눠준다"고 했다.

 박태환은 서서히 로마에서 당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손석배 팀장에 따르면 박태환은 처음에는 국민들을 실망시킨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며 외출을 자제했다. 요즘은 많이 의연해졌고 다시 노력해서 성적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태환의 전담팀 훈련 파트너였던 임남균은 "태환이를 가끔 만난다. 전화통화는 자주 하는데 초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과정이다. 훈련의 포인트도 기초적인 부분에 맞추는 것 같다"고 했다.

 박태환은 로마 쇼크 이후 계획했던 일본 여행 등을 모두 취소했다. 한 관계자는 "가고는 싶었지만 도저히 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한참 놀 나이지만 참고 있다"고 했다. 박태환은 아직 경황이 없어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 계약이 남아 있는 광고 출연건은 계약 종료 시점을 연기시키고 있다. 일절 다른 마케팅 활동은 잡지 않고 있다.

 박태환은 부활을 위해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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