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야구월드컵] "몸맞는 볼 3개는 난생 처음"

2009-09-15 09:24

 야구 경기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 3타석 연속 몸 맞는 볼로 출루하는 보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크미어구장에서 열린 제38회 야구월드컵(세계야구선수권대회) 2라운드 영국과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정병곤(21.단국대 3학년)은 3번이나 영국 투수의 공에 맞아 출루했다.

 볼 3개를 맞고 나가 2득점이나 올렸다.

 정병곤은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한 경기에 3번 맞았다. 다른 선수가 3개 맞았다는 얘기도 들어 보지 못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정병곤은 3-1로 앞서던 6회말 1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 몸쪽으로 오는 공을 피하지 않고 살짝 팔을 밀어 넣어 팔꿈치에 맞았다.

 정병곤은 이호신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으면서 팀이 6회 5-1로 달아나는 데 이바지했다.

 정병곤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지만 박빙의 상황이라 팔을 들이댔다"며 "속도가 느린 체인지업이 보호대를 때려 크게 안 아팠다"고 말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영국의 바뀐 투수 스프래그가 던진 공이 정병곤의 왼쪽 어깨 바로 아래에 정확히 꽂혔다.

 "130㎞ 중반대 직구인 것 같았는데 맞고 나자 갑자기 숨이 막혔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8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점수 차가 많이 난 상황이라 안타를 노리고 들어갔지만 빈볼에 가까운 몸쪽 초구에 왼쪽 팔꿈치 위를 맞았다.

 하지만 바로 다음 타자인 김헌곤이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득점을 기록했다.

 정병곤은 "세 번째 공까지 맞고 나니 짜증도 났다"며 "영국 투수들이 제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국 투수 공과 비교해 더 아팠는지 묻자 "속도는 그리 안 빠른데도 영국 투수들의 체격이 좋아서 그런지 몸에 맞을 때 묵직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정병곤은 이날 몸에 맞는 공 3개로 2득점을 올린 것 이외에도 2타수 1안타를 치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비록 몸은 아프지만 오늘 시합에 나가 출루를 많이 해 득점을 올리고 안타도 때려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병곤은 경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온 뒤 곧장 얼음찜질을 받아야 했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