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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장사의 아들 유재호, 프로야구 선수로 탄생...LG 선수 대물림

2009-09-15 12:46

 아버지는 유명한 씨름 장사 출신, 아들은 프로야구 선수. 한 때 프로씨름판을 휘어잡았던 '장사의 아들'이 프로야구 선수로 탄생, 화제를 낳고 있다.

 1980년대 민속씨름 한라급과 금강급에서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던 유영대(44. 대한씨름협회 심판부 차장) 씨의 장남 재호(18) 군이 최근 LG 트윈스 야구단에 입단, 눈길을 끌고 있다.

 유재호는 2009시즌 신인 지명에서 2차 7순위로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투수난으로 고전을 면치못한 LG는 1~4순위로 투수, 5, 6순위로 포수를 뽑은 다음 외야수로는 유일하게 유재호를 지명했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4000만 원, 연봉 2400만 원.

 대구중, 대구고 출신인 유재호는 중학 시절에 4번타자 겸 투수로 활약했고, 고교 진학 후 야수로 포지션을 바꾸어 올해 화랑기 고교야구대회에서 타격상을 받았다. 고2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던 유재호는 지난 해 청룡기와 봉황기 우승 주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유재호의 아버지 유영대 심판은 영남대 재학중인 1985년에 금강장사에 올랐고, 1987년 LG 씨름단에 입단한 뒤에는 1988년에 한라장사 타이틀을 따내는 등 모래판 중량급의 강호로 이름을 떨쳤다. 유영대 씨는 특히 1990년 3월 12일 천하장사대회 결승전에서 강호동과 맞붙어 석패, 준우승에 그친 적도 있다. 당시 유영대 씨는 준결승에서 천하장사 출신 강호 김칠규(전 현대씨름단 감독)를 꺾고 결승에 올랐고, 강호동은 무적 이만기를 쓰러트리고 그의 천하를 종식 시켰다.

 유재호가 트윈스에 입단함에 따라 아버지의 대를 이어 LG 스포츠단 선수가 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유재호는 당초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아 배구선수로 운동을 시작했으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로 전향했다. 유재호의 아버지 고향은 강원도 동해시. 유 심판은 아들의 야구 수학을 돕기 위해 자신이 대학을 다녔던 대구로 식구를 데리고 이사를 해 대구남도초등학교로 전학까지 시키며 뒷바라지를 해왔다.

 '모래판의 판관' 유영대 씨는 "LG 씨름단 선수로 뛰었고, LG 시절에 결혼까지 했는데 아들이 대를 이어 LG 구단에 입단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기꺼워했다.

 유재호는 "아버지께서 LG에 계셨으니까 자연스레 LG를 좋아하게 됐다"면서 "죽었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 무엇이든 찾아서 하고, 부족한 부분은 선배들에게 물어서 배울 작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LG의 박용택과 두산의 김동주같은 선배를 닮고 싶다는 유재호는 "이제 김동주 선배는 라이벌이 됐으니까, 오로지 박용택 선배를 바라보고 뛰겠다. 박 선배는 발빠르고 타격도 좋아 예전부터 나의 우상이었다"고 말했다.

 키 186㎝, 몸무게 88㎏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유재호는 체격에 비해 발도 빠른 편인데다 특히 힘은 아버지를 닮아 그야말로 장사급이다. LG의 신인 스카우트 리포팅에는 유재호에 대해 '체격 조건이 좋고 파워가 우수한 슬러거 스타일이고 체격에 비해 수비와 주력이 양호하며, 변화구 대처 능력 보강시 향후 거포로 성장 가능'이라고 평가해 놓았다.

 유재호는 "아버지께서 운동선수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보시기 때문에 잘 안될 때에 여러 조언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부전자전, 스포츠인의 길을 대물림한 유재호가 LG 야구단에서 꽃을 피울 그 날을 기다려보자.

 chuam@osen.co.kr

 <사진 위> 유영대 씨와 식구들이 아들 재호가 작년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에서 우승한 후 기념 촬영 모습.

 <사진 아래>모래판의 포청천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유영대 심판이 거인 김영현(왼쪽)과 최홍망의 천하장사 결승전 주심을 보는 장면. (사진 제공=유영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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