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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병아리 떼처럼 박지성 뒤를 좇는 이유

2009-09-03 15:32

믹스트존 인터뷰 지성에만 집중 …
그러는사이 후배들 유유히 숙소로…

◇요즘 국가대표 선수들은 믹스트존에서 박지성만 따라 다닌다. 박지성이 미니게임에서 수비를 따돌리고 볼을 몰며 질주하고 있다. <파주=김재현 기자>
 "선배님, 선배니임~." '개그콘서트' 속에서만 이런 코멘트가 나오는 게 아니다.

 태극전사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파주NFC에서도 "형, 혀엉~" 소리가 울려퍼진다. 바로 박지성(맨유)을 부르는 소리다.

 지난달 12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파주NFC에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 생겼다. 팬들과 가까이 가기 위한 일환으로 훈련 후 무제한적으로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허용하기로 했다. 때문에 선수들은 숙소로 가기 위해서는 약 5m 사잇길에 믹스트존을 거쳐야 한다.

 덕분에 재미난 트렌드가 생겼다. 다들 훈련이 끝난 후 숙소로 가지 않고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며 미적거린다. 박지성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서다.

 물론 파라과이전 때는 이같은 현상은 없었다. 허정무 감독의 배려로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전(9월 5일 오후 8시ㆍ서울)을 앞두고는 180도 달라졌다.

 사실 언론과의 인터뷰를 즐기는 선수는 별로 없다. 더구나 박지성이 없을 때는 목소리를 내는 족족 기사로 반영돼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박지성이 있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인터뷰 도중에도 박지성이 나타나면 그쪽으로 기자들이 쏠리기 때문에 다른 선수는 인터뷰를 하더라도 묻혀버리기 일쑤다.

 따라서 박지성 뒤만 따라가면 자동적으로 인터뷰는 면제된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박지성을 마크하는 사이, 후배들은 유유자적 숙소로 들어간다.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가듯 박지성만 종종종 따라 다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외는 있다. 박지성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은 홀로 다닌다. 설기현 이영표 김남일 등이 이 부류다.

 그래서 박지성은 난감하다. 2일에는 "저 (인터뷰) 안하면 안돼요?"라고 읍소했지만 언론의 저지선은 결국 뚫지 못했다.

 <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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