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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의 우승 노리는 부산의 3가지 화두

2009-09-03 13:09

 프로축구 부산은 2009 피스컵 코리아 우승에 대한 열망이 남다르다.

 상대팀 포항이야 우승 단골손님이지만 부산은 98년 컵대회 우승 이후 11년째 우승에 목말라 있다.

 1차전(2일)에서 앞서가다가 1대1 무승부를 허용했으니 최종전 승리가 더욱 절박하다. 이처럼 정상을 향한 마음은 굴뚝같은데 세 가지 고민이 있다. 드러낼 수도, 감출 수도 없는 고민이다.

①황 감독 '그물망 세리머니' 꿈 이룰까
②회장님 모셔야 하나…말아야 하나…
③안 단장 '우승컵으로 샴페인' 소원풀까

 ▶그물망 세리머니를 아시나요

 황선홍 부산 감독은 93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5년간 간판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포항 시절 63경기-31골중 절반 가량을 홈에서 터뜨렸던 황 감독은 "골을 넣은 뒤 그물망 세리머니를 마음껏 펼쳤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전용구장인 포항스틸야드는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가까워서 그물망으로 경계를 지어놨다. 요즘에는 웃통벗기 세리머니만 해도 경고지만 과거에는 그런 제재가 없었던 터라 그물망에 매달리는 '격한' 세리머니도 자유로웠다. 촘촘한 그물망에 매달리는 게 보기보다 쉽지는 않았단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었다. 황 감독은 "후배들에게 그물망 세리머니 비법을 전수할 생각"이라고 했다. 당연히 경기 중에는 할 수 없으니 우승을 확정짓고 선수들을 모조리 그물망에 매달리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회장님을 어찌하오리까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2일 벌어진 결승 1차전이 홈경기였지만 관전을 고사했다. 그런데 2차전은 우승이 결정되기 때문에 1차전과는 전혀 비중이 다르다. 1차전에서 이겼다면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으니 마음 편히 회장님을 모실텐데 무승부가 됐으니 고민이다. 차라리 졌더라면 모시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부산 프런트는 "우승 현장에 당연히 회장님이 계셔야 빛이 날텐데..."라고 걱정하면서도 우승을 확신할 수 없으니 전전긍긍이다.

 ▶우승컵으로 샴페인 마시고 싶어


 부임 3년째인 안병모 부산 단장은 우승컵에 샴페인을 따라 마셔보는 게 소원이다. 결승 1차전이 열린 2일 생일을 맞이한 안 단장은 승리 선물을 받지 못한 터라 이에 대한 미련이 더 커졌다. 한데 1차전이 열린 날 공개된 우승컵을 보니 모양새가 영 수상하다. 예전처럼 커다란 술잔 모양이 아니라 사람이 하늘 향해 두 팔을 벌린 형상을 하고 있어서 술 따를 곳이 없다. 안 단장은 고민 끝에 묘안을 찾아냈다. 두 팔 사이에 술잔을 끼워넣을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한 것이다. 안 단장은 "우승컵만 안겨줘봐라. 샴페인이든, 폭탄주든 어떻게 해서든 따라 마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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