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양 KT&G의 사령탑인 이상범(40) 감독은 종전에 붙어 다니던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2009-2010 시즌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KT&G는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패기 있는 플레이를 보여준 이상범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하고 3년 장기 계약을 했다. 선수들의 적지 않은 나이와 잦은 부상에도 전력을 극대화하며 '칭찬의 리더십'으로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상범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는 것이다.
계약기간 3년, 연봉 2억5000만원에 KT&G 지휘봉을 다시 잡는 이상범 감독은 유일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대전고-연세대를 졸업한 이 감독은 서울방송(1990-1997)과 안양 SBS(1997-2000)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후 미국 UCLA에서 코치 연수를 받고 나서 안양SBS 코치(2001-2005)를 거쳐 KT&G에서 코치(2005-2008)를 맡아 오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을 맡았다.
사상 초유의 몰수게임의 아픔을 뒤로하고 KT&G에서 빠른 농구를 실험한 이상범 감독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간발의 차로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에 밀렸지만 이상범 감독의 독특한 카리스마와 지도 철학은 빛을 잃지 않았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선수들을 탓하기보다 사령탑인 자신을 질책하고 모든 책임을 떠안으려고 했던 책임감은 모든 구단 사령탑의 귀감이 됐다.
전력의 핵임인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이상범 감독의 구상은 복잡하다.
지난달 용병 전력 탐색차 유럽을 다녀온 이상범 감독은 "센터 토마스 패얼리를 바꾼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유럽 투어 때 강한 인상을 준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낸 마퀸 첸들러를 그대로 데려갈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포인트가드 주희정과 외곽포에 강한 양희종 등 토종 선수들에게 의존해 기적 적인 스토리를 만들어간 스타들.
한국 프로농구에 새 바람을 일으킨 이상범 감독이 사령탑 구도 변화 속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