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김경문 감독 "최승환의 재치, KIA전 승리 밑거름"

2009-04-25 09:28

 "그 재치가 아니었더라면 경기를 내줬을 수도 있었다".

 순간의 집중력과 임기응변을 중시하는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포수 최승환(31)의 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지난 24일 잠실 구장서 만난 김 감독은 21~23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 대해 "3경기 모두 힘든 경기였지만 연승을 거둬 기분이 좋기는 하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뒤이어 김 감독은 23일 경기의 맥을 짚으면서 "3회 김원섭(31)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이현곤(30)이 홈을 밟았더라면 그날 경기는 KIA가 승리했을 것이다. 좌익수 김현수(21)의 송구도 좋았지만 최승환의 순간적인 재치가 아니었더라면 3연승은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3회말 이현곤의 좌전 안타, 박기남(28)의 볼넷 등으로 1사 1,2루를 내준 뒤 김원섭의 좌전 안타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현수의 정확한 송구와 포구 자세를 갖추지 않았다가 갑작스레 공을 잡아낸 최승환의 기지로 이현곤을 횡사케하며 0-0 행진을 이어간 뒤 연장 10회초 터진 신인 정수빈(19)의 1타점 결승 우익수 방면 3루타 등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사실 광주 구장 원정 덕아웃이 협소해 (김)현수가 어떻게 송구하는 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3루를 밟고 홈으로 뛰던 이현곤의 스피드가 느려지더라. 홈을 보니 (최)승환이가 그냥 멀뚱하게 있다가 공이 오는 순간 갑자기 포구 자세를 취했고 그 동작이 이현곤의 방심을 이끈 것 같았다"라며 최승환의 노련함을 칭찬했다.

 "3루를 도는 데 갑자기 이현곤이 뛰는 속도가 느려지더라"라며 말을 이어 간 김 감독은 "만약 최승환이 주자가 3루를 도는 순간부터 긴장하고 있었으면 이현곤이 전력으로 질주해 홈을 밟았을 것이다. 김현수도 송구를 잘했지만 잠시 집중력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공을 잡아낸 최승환의 재치 덕분에 김현수가 보살을 기록했다"라며 웃었다.

 오랜 2군 생활을 견디고 개막 선발 포수로 2009시즌을 열어 젖힌 최승환은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 포수로 보기는 어렵지만 현장 관계자들의 높은 점수를 얻는 실력파 포수다. 김 감독은 이현곤의 주루 의욕을 상실케 한 최승환의 '연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산은 그동안 상대 수비의 허점을 공략하며 주루 플레이를 시도하던 팀이다. 지난 2008년 10월 16일 잠실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 오프 1차전 7회 2사 2루서도 고영민(25)의 유격수 땅볼 때 2루 주자 김현수는 유격수 박진만(33)의 실책을 틈 타 3루에서 홈까지 그대로 진루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7-4 쐐기 득점을 올린 바 있다.

 지난 7일 대전 한화 전서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갑자기 2루로 쇄도했던 오재원(24)의 주루 플레이도 하나의 예다. 오재원은 상대 우익수 빅터 디아즈(28)의 송구 동작이 늦다는 점을 착안, 관중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하며 2루로 뛰었으나 디아즈의 송구 능력이 너무 좋았다. 오재원은 이 슬라이딩으로 오른손 약지 골절 부상을 입으며 아웃되었으나 시도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은 주루는 아니었다.

 발로 경기를 지배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두산이었으나 23일 KIA전은 상대의 발을 늦추며 경기 분위기를 뺏기지 않았다. 순간적인 재치와 근성있는 플레이를 중시하는 김 감독의 최승환 칭찬이 앞으로 두산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 줄 지 더욱 궁금해진다.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 제보및 보도자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