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2차 1번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안치홍은 시즌 개막과 함께 주전 내야수로 발탁됐다. KIA 조범현 감독은 "타격이 괜찮고, 수비도 조금만 다듬으면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내야수"라고 평가했다. 조 감독의 의견대로 안치홍은 시즌 초반이지만 신인답지 않게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특히 17일 잠실 LG전은 안치홍의 몸쪽 공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바깥쪽 또는 낮게 깔리는 변화구에 약하긴 하나, 몸쪽 공만큼은 베테랑 못지 않은 강점을 보인다. 안치홍은 이날 첫 세 타석에서 모두 몸쪽 공을 공략해 안타를 뽑아냈다. 더구나 3안타 모두 팀 분위기를 띄우는 영양가 만점의 안타였다.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만루. 안치홍은 LG 선발 심수창의 2구째 몸쪽 125㎞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익수 앞으로 흐르는 깨끗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심수창이 낮게 떨어뜨리려 했던 공이 제구가 안되긴 했지만, 몸쪽 적당한 높이로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은 타격이 날카로웠다.
4-0으로 앞서 있던 3회에는 몸쪽 높은 공을 풀스윙으로 공략해 시즌 2호 홈런을 뽑아냈다. 심수창의 초구 136㎞ 투심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들자 그대로 잡아당겨 비거리 115m짜리 아치를 그렸다. 배팅 타이밍과 밸런스가 완벽하게 이뤄져 안치홍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타격이었다. 이 홈런으로 KIA는 초반 기세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역시 좌전안타로 연결시켰다. 안치홍으로선 장기인 몸쪽 코스에서 신인왕 경쟁의 키를 찾고 있는 셈이다.
<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