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뉴스분석] 흔들리는 차붐의 수원, 승리하는 법을 잊었다

2009-04-08 10:27

 '차붐'의 수원 삼성이 체면이 말이 아니다. 4경기를 치른 2009년 K-리그에선 1무3패로 꼴찌(15위)이고, 2승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중국 상하이 선화에 1대2로 패했다. 최근 3연패. 현재의 수원에 지난해 K-리그 챔피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마치 승리하는 법을 잊은 것 처럼 어리둥절하다.

◇차범근 수원 감독
 ▶우승 후유증(?)

 전문가들은 수원이 심각한 우승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더블(정규리그와 하우젠컵 2관왕)을 이끌었던 주축 멤버들이 대거 이탈했다. 수비의 핵 마토와 이정수는 몸값 이견 때문에 J-리그로 갔다. 미드필더 조원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으로 이적했고, 신영록은 터키로 떠났다.

 수원은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려고 나름 노력했다. 수비 라인에 중국의 리웨이펑과 브라질의 알베스를 데려왔다. 리웨이펑은 '골 넣는 수비수'로 불리면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알베스는 아직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리웨이펑-알베스-곽희주로 이어지는 스리백 수비가 지난해 마토-이정수-곽희주-양상민 때만큼 견고하지 않다는데 있다. K-리그 4경기서 5실점했다.

 브라질의 에두 혼자 버티고 있는 공격라인도 약화됐다. 지난해에는 서동현과 신영록이 에두의 파트너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시즌 후반에는 배기종까지 가세해 득점포가 다양했다.

 올해는 에두와 호흡을 맞출 제대로 된 공격 카드가 없다. 수원은 K-리그 4경기서 2득점에 그치고 있다. 서동현도 그저 그렇고, 울산에서 데려온 이상호도 아직 별로다. 배기종도 날카로움이 지난해만 못하다. 차범근 감독이 뽑아들 카드가 별로 없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이적으로 나간 공백은 크고, 대신 들어온 선수는 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살벌한 주전경쟁 뿐

 차 감독은 이 난국을 어떻게 뚫고 나가려고 할까. 수원이 3연패를 하고 있지만 경기 내용이 엉망인 것은 아니다. 킬러들의 골결정력이 떨어지고 수비수들의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게 가장 큰 문제다.

 차 감독은 요즘 선수들에게 K-리그 챔피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신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선수들끼리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등록 선수 37명 중 이름값과 상관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를 선발 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해 후반기 위기 상황에서도 차 감독은 배기종 최성현 등 무명 선수들의 과감한 발탁을 통해 우승을 이끌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오가면서 노장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피곤해 보인다"며 "활동량이 많은 젊은 선수들의 과감한 발탁과 기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