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울산 김호곤 감독, 대학 후배 제물로 복귀 후 첫 승 신고

2009-04-07 21:28

◇"이렇게 좋을수가" 울산 오장은이 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중국)전에서 후반 23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대학 선후배의 정은 정일 뿐이었다. 90분 내내 그라운드는 냉혹했다. 그리고 공한증은 유효했다. 울산 현대가 마침내 웃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대표팀의 지휘봉을 놓은 이후 5년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한 김호곤 울산 감독이 연세대 5년 후배인 이장수 감독을 제물삼아 드디어 첫 승을 신고했다.

 김 감독의 울산은 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9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에서 이 감독의 베이징 궈안(중국)을 1대0으로 물리쳤다.

 2연패 끝에 귀중한 1승을 챙긴 울산은 승점 3(1승2패)을 기록,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여전히 최하위지만 이날 같은 조의 나고야(승점 5)와 뉴캐슬(승점 4ㆍ골득실 0)이 1대1로 비겨 1위와의 승점 차는 불과 2점 밖에 나지 않는다. 공한증을 넘지 못하고 적지에서 첫 패배의 쓴잔을 마신 베이징은 승점 4(1승1무1패ㆍ골득실 +1)를 기록, 1위에서 2위로 내려 앉았다.

 충칭과 칭다오에 이어 베이징의 별로 거듭난 이 감독은 국내 첫 공식무대에서 중국 축구를 선보였지만 공한증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경기 휘슬이 울리자마자 베이징이 반짝했다. 호주산 형제 용병인 조엘 그리피스와 라이언 그리피스가 울산의 골문을 노크했다. 형인 조엘의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이를 라이언이 헤딩으로 화답했으나 골망을 흔드는 데는 2% 부족했다.

 이후 울산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알미르와 슬라브코를 앞세워 쉴새없이 적진을 유린했다. 그러나 베이징 수문장 양 지의 신들린 방어로 번번이 골 기회를 허공으로 날리고 말았다.

 갈 길 바쁜 김 감독은 전반 35분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웠다. 부상에서 돌아온 오장은을 투입했다. 당초 김 감독은 오장은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판단, 후반에 교체 투입할 예정이었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오장은이 김 감독의 기대에 골로 합창했다. 후반 23분 알미르가 슛한 볼이 크로스바 맞고 나오자 이를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잠겨있던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김 감독의 1승 축포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올시즌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6경기 만에 1승을 거뒀다. 울산은 K-리그에선 2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베이징은 후반 40분 울산 이동원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키커로 나선 황 보웬의 슛이 김영광에게 가로 막혀 땅을 쳤다.

 울산은 22일 적지에서 베이징 궈안과 E조 4차전을 치른다.

 한편, 수원은 상하이 선화와의 G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30분 수비 실책에 이어 골을 허용하며 1대2로 무릎을 꿇고, 조별리그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선 조 1, 2위가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쥔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